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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상(李奎象)의 「풍속지(風俗誌)」와 「시제(時制)」 연구: 유서(類書)와의 관련을 중심으로 = A Study on Yi Gyusang’s Pungsokji(風俗誌) and Sije(時制): Focusing on Their Relationship with Leishu(類書)
저자
안준석 (서울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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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26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31-54(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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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상(李奎象, 1727~1799)의 「풍속지(風俗誌)」와 「시제(時制)」는 당대의 풍속과 제도를 잡기식(雜記式)으로 기록한 필기류 산문이다. 본고에서는 두 산문의 내용과 형식을 분석하여 그 성격과 저술 의도를 규명하고, 유서(類書)와의 상관성에 주목하여 이들 작품이 지니는 문학사적 의의를 고찰하였다.
먼저 「풍속지」와 「시제」의 내용상 특징을 검토하였다. 두 산문은 유서가 통상적으로 설정하는 지식의 범주 내에서 사물을 관찰․기록하였다는 점, 서술의 초점이 풍속과 제도의 외연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장되어 있다는 점, 집필 과정에서 선행 유서를 참조한 흔적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유서적(類書的) 관심과 지향을 지닌 저작으로 파악될 수 있었다. 다만 두 산문은 문헌에 의거하여 사물의 역사적 연원을 고증하기보다는, 경험에 기반하여 사물의 현재적 실상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풍속지」와 「시제」는, 사물에 대한 박물학적 관심을 유서와 공유하면서도, 이를 저자 개인의 목적과 지향에 따라 적절히 변용한 텍스트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형식 분석을 통해 두 산문이 체제상 ‘무분절형 잡지체’를, 구성상 ‘연상을 매개로 한 연쇄적 나열’의 원리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무분절형 잡지체’는 독자를 염두에 둔 편집적 배려가 미약한 형식이라는 점, ‘연상을 매개로 한 연쇄적 나열’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의 성취보다 기록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둔 내용 전개 방식이라는 점이 주목되었다. 이처럼 독자보다 저자를 우선시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추구하는 체제 및 구성에 비추어 볼 때, 「풍속지」와 「시제」는 공적인 간행을 전제로 한 계획적 저술이라기보다, 저자의 사적인 기록 욕구와 지적 만족감을 충족하기 위해 작성된, 일종의 비망록과 같은 성격의 기록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었다.
이상의 내용 및 형식 분석을 종합하면, 「풍속지」와 「시제」는 문물전장제도에 대한 박물학적 관심이 확산되던 조선후기 지적 풍토의 자장 속에서 산출된 텍스트로서, 유서를 독서한 경험이 직접적인 자극이 되어 그와 유사한 기록을 스스로 시도하고자 한 동기에서 출발한 저술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창작 충동을 독자와의 소통을 전제로 한 공적 저작의 편찬으로 구현하기보다는, 개인적 차원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충족하기 위해 유서를 보다 수월한 형식으로 변용한 필기류 산문의 창작으로 실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방대한 규모와 정연한 분류 체계를 갖춘 여타 유서와 달리, 두 산문은 단출한 분량과 자유로운 형식을 한, 마치 유서를 경량화·간소화한 듯한 형태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내용적 측면에서도 문헌에 근거해 사물의 연원을 고증하기보다는, 저자의 개인적 성향과 관심에 따라 본인이 직접 관찰하고 견문한 동시대의 실상을 재현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조선후기 유서 유행의 문학사적 맥락 속에서 두 산문의 의의를 짚어보았다. 조선후기 유서가 대체로 방대한 규모와 정연한 체계를 갖춘 편찬물로 성립되었고, 고증학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발전해 왔음을 상기할 때, 「풍속지」와 「시제」는 그러한 주류적 흐름의 저변에서 보다 다양한 형식과 성격을 지닌 유서류(類書類) 저술이 병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
Pungsokji(風俗誌) and Sije(時制), prose works by Yi Gyusang(李奎象, 1727–1799), are miscellaneous style writings that record the customs and institutions of the author’s time. This study analyzes the contents and form of these two works to clarify their characteristics and authorial intentions, while examining their literary-historical significance in relation to leishu(類書).
First, an examination of the content reveals that both works observe and record objects within the traditional categories of knowledge established by leishu. Their focus extends beyond the literal boundaries of customs and institutions. and there are traces of references to preceding leishu in the writing process. Thus, they can be understood as works driven by an leishu-like interest. However, a distinctive feature is their emphasis on reproducing the contemporary reality of objects based on personal experience, rather than verifying historical origins through literature. In this regard, while sharing a encyclopedic interest with leishu, these texts adapt such knowledge to suit the author's personal purposes.
Next, formal analysis reveals that the two works employ a non-segmented miscellaneous style and a compositional principle of sequential listing mediated by association. This indicates a format with minimal editorial consideration for the reader, where the process of recording itself holds more meaning than the achievement of a finished product. Given this structure—which prioritizes the author over the reader and the process over the result—it is highly probable that these works are not planned publications for the public, but rather private, memorandum-like records written in a spontaneous form to satisfy the author's desire for documentation and intellectual fulfillment.
Synthesizing these analyses, Pungsokji and Sije can be understood as texts produced within the intellectual climate of the late Joseon period, where encyclopedic interest in institutions and culture was spreading. They originated from the author’s motivation to attempt similar records inspired by his experience of reading leishu. Unlike mainstream yuseo, which possess vast scales and orderly classification systems, these two works exist as lightweight or simplified versions with concise volumes and free forms.
Based on these discussions, this study considers the significance of these works within the context of the late Joseon leishu trend. While late Joseon leishu generally developed as massive, systematic compilations closely linked to evidentiary scholarship(考證學), Pungsokji and Sije serve as examples showing that various types of encyclopedic writings coexisted beneath that mainstream flow. Ultimately, these two prose works hold literary-historical significance by proving that the prevalence of leishu in late Joseon did not follow a linear path but unfolded through multifaceted and diverse 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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