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의 공교육화와 가정교육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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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97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37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47-68(22쪽)
제공처
소장기관
앞에서 조기아동교육에 대한 조처들이 아동의 필요에서라기보다는 현저히 사회·성인측의 필요에서 이루어졌고, 따라서 아동교육의 조직화와 교육내용 등도 이러한 요청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규정되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다시 말하면, 아동에 대한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아동기에 대한 연구와 교육정책들이 "아동이 거쳐야 할 초기발달과 체험"에 기초하기보다는 "성인이 짜놓은 현실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한편, 공교육의 성격상 공교육을 통하여 "인간교육"의 실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확인된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산업화·도시화와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쿨리 (Charles H. Cooley)를 빌어 이야기하자면, 현대사회는 1차집단의 성격보다는 2차집단의 성격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전인적 참여의 관계보다는 의식적, 목적합리적, 사무적 관계가 더욱 지배적이 된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애정의 원천으로서의 가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매우 역설적이게도 가정은 애정의 원천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전통적인 대가족에서는 부모의 사랑 외에도 가족의 다른 구성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아동들은 2세대가 주를 이루는 오늘날의 가족구조 안에서는 그것이 힘들어진 것이다. 사회의 변화는 또한 전통적인 가족이 수행하였던 교육의 기능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가정의 교육기능의 약화는 다시금 다른 곳에서는 보완될 수 없는 특정한 교육의 상실을 의미한다. 가정이 할 수 있는 교육과 다른 교육제도가 할 수 있는 교육의 성격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해결점은 가정교육의 회복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아동초기에 아동이 받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발달심리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패, 그리고 에릭슨(Erik H. Erikson)이 아동기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신뢰성발달을 꼽고 있음을 볼 때, 그리고 이러한 신뢰성 발달과 정서적 발달에 미치는 가정의 역할이 크다는 페스탈로치의 견해를 받아들일 때, 가정 교육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 글은 유치원의 공교육화의 반대입장을 대변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요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정당한 측면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동교육의 개선을 위하여 "아동 스스로가 느끼는 세상에 대한 인식과 의식" 즉 "아동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성찰해보는 일도 교육학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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