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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당댕』을 통해서 살펴 본 몰리에르 연극의 현대성 = Modernite du theatre de Moliere vue a travers son George Dan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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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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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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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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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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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298(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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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르의 『조르주 당댕』은 당대에 궁정 축제용으로 단시간에 씌여진 발레 희극 comedie-ballet 형식의 소극이었지만 오늘날 고전주의 시대의 미학을 넘어서는 독창적인 극작품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본 논문은 귀족가문 출신 부인의 부정을 입증하려는 정당한 시도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동명의 신흥귀족의 불행한 운명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우리는 이 ``비극적 대단원의 희극``에서 언어적 수단과 비언어적 수단, 전원극과 소극이 종합되는 방식을 검토함으로써 극작가가 동시대와 미래의 관객들에게 제시하고자 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희극성 나아가 희극 장르의 성격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교활한 연인들과 귀족적 편견에 가득한 장인부부를 상대로 부인의 불륜을 납득시키려는 주인공 당댕의 노력들은 매번 좌절을 맛본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실패는 비자발적 침묵이나 일방적 대화 또는 대화 중의 독백 즉 방백과 같은 언어적 일탈로 형상화되고 있다. 주인공의 행위에 대한 ``자연 그대로의 묘사 peinture d`apres nature``는 주인공이 불공정한 세계의 부당한 희생자임을 잘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이 사실적 묘사는 귀족임을 표방하는 그의 성격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부르주아적 요소를 희화화한다. 이 점에서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모순적인 ``뷔를레스크 burlesque``에 대한 극작가의 탐구는 자연의 표현적, 방법론적 정돈을 추구하는 고전주의적 규범으로부터의 일탈을 초래한다. 주인공이 역설적으로 집안의 주인이 아님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장치의 배치, 인물들 간의 그리고 동일 인물의 성격 내외의 대조를 실현하는 의상들의 구성, 주인공의 암묵적 발화내용 non-dit을 대신 전달해주는 표정 등 비언어적 즉 시각 언어적 표현은 공개적으로 무시당하면서도 대응에는 무력한 남편의 심각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내면을 생생하게 드러내 준다. 마지막 3막의 대문 장면에서 마침내 부인의 불륜에 대한 객관적 확증의 기회를 붙든 당댕은 잔인하게도 그에게 용서를 구하고 마음의 문을 열겠다고 애원하는 그녀를 상대로 승리를 구가한다. 그렇지만 그는 자살하겠다는 부인이 실제로 이를 시도했는가를 확인하러 나갔다가 대문 밖에서 붙들리는 바람에 부인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도록 강요받기에 이르고 만다. 주인공의 대사와 어조, 표정과 동작 나아가 정신과 신체간의 불일치에서 유발되는 과도한 희극성은 그 수용의 차원에서는 가족적 애정의 모색보다는 사회적 복수에 불타는 주인공의 무분별을 부각시켜 준다는 점에서 수사학의 형식적 일탈을 넘어서는 ``효과상의 고전주의 le classicisme de l`effet``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연극적 수단의 차원에서 시각적 요소가 언어적 요소에 대해 의미적 구체화를 가져온다면 극적 구조의 차원에서는 전원극적인 요소가 소극적 요소와 협력 하에 의미적 심화를 가져 온다. 노래와 무용으로 구성된 막간극 사이사이에 희극의 각 막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극작품은 전원극 pastoral 이라는 큰 틀에 감싸여 있다. 이 외적 구조는 사랑과 여성에 대한 친절 galanterie에의 무관심, 폭력에 대한 충동, 감정적 독선 및 관대함의 결여를 두드러지게 함으로써 당대의 모범적 인간상의 요체였던 ``신사의 모랄 morale de l`honnete homme`` 에 대한 주인공의 배타적 태도를 강조한다. 또 한편 ``소극적 구조 structure farcesque``는, 주인공의 세 번에 걸친 명예회복 시도가 부인의 계략으로 인해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서 도덕적 명분을 내세우는 주인공이 기실 부인뿐만 아니라 그의 시대가 배척하는 폭군적 남편의 전형임을 드러내 준다. 희곡과 무대, 발레 희극과 소극 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주인공 조르주 당댕의 본의 아닌 희극은 결국 희극성이라는 인간 존재의 보편적 운명을 환기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불행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공감은 줄어들고, 계층과 성격에 관계없이 어떤 등장인물도 희극적 시련 앞에서는 예외일 수 없는 바, 희극적 숙명은 불가피하게도 반복적, 순환적으로 되돌아와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는 것을 가로 막음으로써 인간 존재를 끝내 우스꽝스러움 le ridicule과 자기 파괴 destruction de soi 에 빠뜨리고 만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르주 당댕』은 『그로테스크한 사실주의 realisme grotesque』의 바탕 위에서 인간 조건에 대한 희극적 탐구의 길을 열어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연극적 창조과정에서 극작가는 언어, 인물 그리고 극적 구성의 해체, 희극성과 비극성의 공존, 음성 언어와 시각 언어의 의미적 종합으로 요약되는 현대 연극의 미적 특징들을 예고한다. 『조르주 당댕』이 후 후기 희극들에서도 그는 자연에 대한 비고전주의적 방식의 탐구를 통해 이른바 ``비극적 소극 farce tragique``의 실천을 계속한다. 규범과 장르를 넘어서 인간의 이해와 표현을 위한 새로운 연극언어를 모색해왔던 근대 연극사의 흐름 위에서 몰리에르는 ``현대 드라마 drame moderne``, 구체적으로는 1950년대 베케트와 이오네스코로 널리 알려진 이른바 반연극 anti-theatre의 선구자로 자리 매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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