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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폭력: 코로나 시대 <변강쇠가> 읽기 = Reading “Byeongangsoe-ga” during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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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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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29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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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코로나19 시대에 나타난 공동체와 폭력의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 <변강쇠가>에 주목했다. <변강쇠가>는 정처 없이 떠도는 유랑민, 성(性)으로 표상되는 유랑민의 일탈적인 모습, 정주민과 유랑민의 갈등 등이 기괴하게 결합되어 구성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질병의 서사’까지 틈입하게 되는데, 이런 서사적 양상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의 반영에만 머물지 않고 공동체와 폭력의 관계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지점들을 마련해놓는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뉴 노멀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 시기의 새로운 사회적 표준을 고민하는 데 있어서 <변강쇠가>는 일정 정도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변강쇠가>에서 변강쇠와 옹녀는 공동체로부터 축출된다. 종국에는 변강쇠와 옹녀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공동체는 폭력적인 모습을 띤다. 규범에서 벗어난 인물이면서 계도의 대상도 되지 않는 변강쇠와 옹녀는 말 그대로 벌거벗은 생명 또는 호모 사케르의 또 다른 모습이다. 변강쇠와 옹녀는 공동체에서 배제됨으로써 존재하는 독특한 존재 양상을 보여준다. 공동체는 변강쇠와 옹녀를 벌거벗은 생명으로 구성해냄으로써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변강쇠와 옹녀는 기물타령을 기점으로 삶의 방향성을 달리한다. 변강쇠는 변함없이 공동체의 규범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주는데, 이 때문에 장승에 의해 ‘공적 징벌’을 받게 된다. 변강쇠가 병에 걸린 이유는 규범에서 이탈한 행위 때문이고, 이는 장승 동증에서 장승 죽음으로 수렴된다. <변강쇠가>의 병인론(病因論)은 규범에서 벗어난 ‘부도덕’에 대한 심판으로 그려진다. 변강쇠는 장승들에 의해서 ‘질병에 대한 은유’로 만들어진다. 공동체가 변강쇠에게 가한 폭력은 그런 은유를 통해 우회적으로 또는 도발적으로 폭로되며, 이는 사회의 구조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변강쇠가>는 변강쇠를 통해 어떻게 유랑하는 사람들이 질병으로서의 은유로 활용되는지, 그리고 결국 사회체제와 공동체의 합의된 폭력을 통해 옹녀와 같은 또 다른 유랑민을 양산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텍스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변강쇠가>를 읽어냈을 때, 질병처럼 떠도는 투기된 타자로서의 변강쇠와 옹녀는 오늘날에도 쉽게 발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강쇠와 옹녀는 공동체의 가장자리에서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타자의 낯섦, 타자의 폭력, 타자의 타자성을 체제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도 변강쇠와 옹녀와 같이 세계에서 사라지는 존재들이 늘어갈 것이다. 변강쇠와 옹녀와 같은 벌거벗은 존재들을 다시 공동체로 포용하는 것, 그것이 어떻게 보면 <변강쇠가>가 오늘날에 제시하는 뉴 노멀의 표준일지도 모른다.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understand the aspects of community and violence that emerged in the COVID-19 era through “Byeongangsoe-ga” “Byeongangsoe-ga” is a combination of several narratives. Among those narratives, a narrative of disease suddenly bursts forth into the text that does not simply provide representations of historical facts but inspires reflection on several points concer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mmunity and violence. If the post-COVID-19 era can be called the age of the new normal, “Byeongangsoe-ga” provides some guidelines in considering the new social standards of that period.
In “Byeongangsoe-ga” Byeongangsoe and Ongnyeo are expelled from the community, which finally takes on the appearance of violence with Byeongangsoe and Ongnyeo’s tragic end. Byeongangsoe and Ongnyeo, who are out of the norm and not subject to guidance, are a representation of a naked being or homo sacer. Byeongangsoe and Ongnyeo show a unique aspect of existence by being excluded from the community Byeongangsoe and Ongnyeo into bare lives. For the survival of the community, Byeongangsoe and Ongnyeo must constantly wander outside it. Moreover, “Byeongangsoe-ga” inserts one more device, the image of the disease.
Byeongangsoe and Ongnyeo have different orientations of life after marriage. Byeongangsoe continues to show an attitude of ignoring the norms of the community, and for this reason he is subject to “public punishment” by Jangseung. However, the scene where Byeongangsoe is punished is depicted as injecting all kinds of diseases into the body. Byeongangsoe became sick because of his deviation from the norm, which converges from Jangseung’s disease to Jangseung’s death. Interestingly, the pathogenesis of “Byeongangsoe-ga” is portrayed as a judgment on the “insolence” that deviates from the norm. Byeongangsoe is made into a “metaphor for disease” by Jangseung. Violence inflicted by the community on the perverse is exposed indirectly or provocatively through such metaphors, characterized as being done at the structural level of society. “Byeongangsoe-ga” is a text that wandering people are used as metaphors for diseases, eventually producing another wanderer such as Ongnyeo through agreed violence between the social system and the community.
From this point of view, “Byeongangsoe-ga” can be seen as portraying Byeongangsoe and Ongnyeo as speculative others wandering like diseases, which are still easily found today. Byeongangsoe and Ongnyeo induce us to consider at the edge of the community what a community is. If we do not accept the unfamiliarity of the, the violence of the batter, and the batter’s otherness within the system, yet more beings will disappear from the world, such as Byeongangsoe and Ongnyeo, over time. Embracing naked beings such as Byun Gang-so and Ongnyeo back into the community may in a way be the standard of the new normal that “Byeongangsoe-ga” present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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