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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수단으로서의 전염병 -『데카메론』 『약혼자들』 『전염병 전파자의 소문』을 중심으로- = Epidemic as a narrative vehicle -Focusing on The Decameron, The Betrothed, Plague-Spreader’s Tale
저자
이승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발행기관
한국이탈리아어문학회(Associazione Coreana Di Letteratura e Linguistica Italiana)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11-140(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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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질병이나 전염병은 끊이지 않았고 광범위한 전염병은 은유적, 교훈적 가치를 가지며 예술에 반영되었다. 문학은 흑사병 등과 같은 전염병이나 질병을 신의 징벌 혹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인식하는 고귀한 방법으로 이해하고 내러티브의 수단이나 주제로 사용하여 당시의 현실과 시대정신을 표현했다.
이탈리아 문학에서 전염병을 다룬 대표적인 작품은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Decameron』과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약혼자들I Promessi Sposi』이고 현대에 와서 제수알도 부팔리노의 『감염자의 이야기Diceria dell’untore』 등이 있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 흑사병은 열 명의 화자가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내러티브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그들이 풀어놓은 외설적이고 비종교적이며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들 속에는 새로운 사회의 이상이 표현되었다. 흑사병이 만들어놓은 카니발적 상황 속에는 보카치오의 인문주의적 의식이 담겨 있다.
『약혼자들』에서 만초니는 흑사병을 단지 신의 섭리를 수행하는 권선징악의 도구만이 아니라, 흑사병이 확산을 막지 못한 관계당국의 안일함과 무능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무지와 미신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통일 이탈리아가 수행해나가야 할 국가의 책임과 민중 계몽, 민중의 주체적 자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팔리노의 『감염자의 이야기』에서는 결핵에 걸린 주인공이 요양소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질병과 건강에 대해, 인생에 대해 다양한 지적 체험을 하는데 낭만적 질병으로 인식된 결핵은 삶과 죽음의 인식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병과 기억을 자전적 내레이션의 수단으로 사용한 부팔리노의 글쓰기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글쓰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그 안에서 나타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 병든자와 건강한자, 고립과 공포는 코로나 사태를 격었던 우리들의 상황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Throughout human history, diseases and epidemics have been constant, and widespread epidemics have metaphorical and instructive value and are reflected in art. Literature understood epidemics and diseases such as the Black Death as a punishment from God or a noble way to recognize the meaning of life and death, and used them as a means or subject of narrative to express the reality and spirit of the times.
Representative works dealing with infectious diseases in Italian literature include Giovanni Boccaccio's Decameron and Alessandro Manzoni's The Betrothed, and in modern times Gesualdo Buffalino's Plague-spreader's Tale. In Boccaccio's Decameron, the Black Death was used as a narrative device to provide an opportunity for ten speakers to come together. And the ideals of a new society were expressed in the obscene, irreligious, and socially critical stories told by the orators. Boccaccio's humanistic conscience is contained in the carnival situation created by the Black Death.
In The Betrothed, Manzoni not only uses the Black Death as an instrument of good and evil to realize God's providence, but also criticizes the complacency and incompetence of the relevant authorities who were unable to prevent the spread of the Plague Black, and the ignorance and superstition of ordinary citizens. He talks about national responsibility, public enlightenment and the self-awareness of peoples that a united Italy will have to carry forward in the future.
Finally, in Bufalino's Plague-spreader's Tale, the protagonist suffering from tuberculosis has various intellectual experiences on life and death, on illness and health, on life in a sanatorium. Tuberculosis, which was recognized as a romantic disease, is an important factor in the perception of life and death. Bufalino's writing, which uses illness and memory as a means of autobiographical narration, presents the characteristics of postmodern writing. Furthermore, the awareness of life and death, the sick and the healthy, the isolation and fear that appear there, are similar to our situation during the coronavirus epi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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