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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전후’와 재일조선인관 - 미군 점령당국에 보낸 편지들에 나타난 일본 사회의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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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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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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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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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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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0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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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미군 점령기에 점령당국과 맥아더 장군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냈다. 점령 당국은 이 편지들을 분석하거나, 일본인들 사이에 교환된 편지를 검열했고, 그것들을 일본 사회의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자료원으로 활용하거나 점령정책에 대한 일본인들 의 반응을 고찰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대체로 일본인들의 편지는 식량난, 귀환 등 개 인들의 일신상의 이해관계를 반영했지만 천황제 폐지, 전후개혁, 전범재판 등 당시의 중요한 정치·사회적 의제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패전 직후 일본인들이 맥아더 장군과 점령당국에 보낸 편지들은 그 시기 일본인들의 생활세계와 생활감정을 잘 드러낸다. 이 글의 목표는 일본인의 보통사람들이 보고 겪 은 전후 일본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고, 또 일본인들은 그것에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살 펴보는 것이다. 특히 일본인들의 편지에 나타난 전후개혁, 전쟁책임, 재일조선인에 대 한 인식과 태도를 분석하였다. 점령당국의 주도로 수행된 이른바 전후개혁은 상징천황제의 확립, 대의민주주의 제도 의 수립 등 전후 일본 정치구조의 골격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일본인들은 대체로 이를 환영하거나 수용했다. 하지만 편지에 의하면 보통의 일본인들이 일상 생 활에서 접하는 개혁과 민주화의 실상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매우 높았고, 그에 대한 비 판도 신랄했다. 특히 통치기구의 말단과 지방 사회에서 개혁과 민주화에 대한 반응은 비판적이거나 냉소적인 의견이 많았고, ‘특권계급’의 온존을 강하게 비판했다. 개혁과 민주화가 제도의 수립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운영주체의 변화를 포함하여 운영 의 실상이 보다 중요한 평가기준이라고 할 때 편지에 나타난 이러한 반응은 전후개혁 자체에 대한 재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전쟁책임 문제를 언급한 편지들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은 점령 직후만 해도 전범 고발 편지가 많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범 혐의를 부인하거나 무죄를 주장하는 편 지들이 많아지고 심지어 전범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편지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도로 천황이 면책되는 등 전범재판이 일본과 미국의 합작에 의한 정치재판 의 성격을 띠게 됨으로써 전쟁책임이 희석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되었고, 전범 재판이 A급 전범재판에서 B·C급 전범재판으로 옮아가면서 전쟁책임이 부정될 수 있 는 사회적 여건이 확대되었다. 전쟁책임과 관련해 국민 사이에 지배자는 가해자, 국민 은 피해자라는 ‘피해자론’이 확산되었고, 전쟁책임의 방기는 지배층의 타민족 침략과 식민지화의 가담자로서 국민의 책임에 대한 자각도 봉쇄했다. 일본인들의 편지에서 재일조선인은 식량난의 원인,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골치 덩어리, 정치적 불안을 일으키는 빨갱이로 인식되었다. 또 그러한 인식의 밑바닥에서 전전부터 존재하던 인종적·민족적 편견이 여전히 작동했으며, 한반도 분단, 냉전의 도 래와 같은 전후 동아시아의 정세 변화가 그러한 편견에다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당 시 일본 사회의 재일조선인관을 그것이 형성되는 정치·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배경까 지 시야에 넣고 보면 재일조선인은 전후 일본 사회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할 식민지 배의 상징이었다기보다 일본 사회의 혼란과 모순을 은폐하거나 그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기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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