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유학세계 : 고적제(考績制)의 정치학 = A Study on Merit System by a Korean Scholar in Late Li Dynasty: Jung Yakyong's Hermaneutics on Confucian Canon

국문 초록 (Abstract)

다산의 유학은 정치적 세계이다. 그것은 주자 이래의 동기주의적 세계가 아니라 성과주의적 세계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서(四書)체계로 대변되는 주자학적 유학세계와 결을 달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수기(修己: 동기주의)의 세계를 인정하지만, 동시에 치인(治人:정치현실)의 세계도 인정하는 이중적인 것이다.
그의 선진고경(先奏古經) 세계로의 기행은 ‘우유좌법(右儒左法: 오른편은 유가, 왼편은 법가)’의 사상사적 근거를 공자 너머의 세계에서 확인(확보)하려는 근본주의적(radical) 시도로 여겨진다. 그리고 그런 좌법(左法)적 세계를 주장하는 근거가 바로 ‘요순의 정치=고적 제도’라는 항등식의 발견과 검증, 그리고 응용으로 나타났다. 그에게 고적제와 필요한 것은, 매너리즘에 빠진 조선의 정치구성원들에 대한 각성과 규율의 확보를 위한 현실적 요청 때문이었다.
고적제도란 ’관리의 치적을 정해진 기한에 조사, 형량, 평가하는 감찰행위’ 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첫째 관리 스스로가 자신의 공적을 알리는 절차인 주적(奏積)과 둘째, 그것을 평가하고, 그 평가에 따라 상훈과 출척을 내리는 절차인 고적(考績)으로 나뉘어진다. 셋째, 그 범위는 군주로부터 미관말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직자가 대상이 된다. 넷째, 그것은 3년 내지 5년이라는 일정한 기한을 통해 정기적으로 연속적으로 시행된다. 특별히 다산은 이 고적제도의 경학적 근거로서 「상서」에 주목하였으며, 더욱이 군주마저도 고적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다산의 고적제도의 이념은 첫째는 공무(公務) 또는 직위(職位)의 공공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엄격성으로서, 정치적 행위에 대한 외부의 엄격하고 공정한 평가 없이는 합리성이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셋째는 객관성이다. 그의 열망은 객관성이 전 사회를 전일적으로 지배함에 따라. “단 일년 이내에” (「고적의」) 합리성을 획득하는 그런 사회다. 넷째. 책임성이다. 모든 공직자는 “비록 한 사람이라도 통솔받는 곳이 없게 해서는 안된다”는 책임성의 원칙은, 저 군주로부터 미관말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직자에게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섯째, 기능성이다. 그에게 인간은 서로간에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여기서 인간은 내부에 울림판을 잃어버리고, 따라서 안으로 성찰하기보다는 외부와의 관계에 긴장하고, 또 암실(暗室) 속에서도 존재하는 외부의 눈이 두려워서 움직이는 ‘기능적 존재’로 변모한다. 여기서 비롯되는 사회적 긴장은 유교적 미덕인 신뢰(信)를 망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능성은 다산유학의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논문요약
• Ⅰ. 서론
• Ⅱ. 본론
• Ⅲ. 결론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