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정치절학 고전 독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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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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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KDC
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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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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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7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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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자의 요청에 따라 해당 논문은 원문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로 인식되고 있는 한나 아렌트에 대한 연구는 오늘날 아렌트 르네상스라고 불리울만큼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렌트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아렌트 정치철학이 갖고 있는 내용적 독창성에 대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렌트 정치철학의 방법에 관한 몇 편의 논문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아렌트가 정치철학의 고전을 어떻게 독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독해방법과 관련하여 아렌트 자신 이론적 내용과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보여주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우리는 아렌트 정치철학의 출발로서 전체주의에 대한 충격과 문제적인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아렌트가 정치철학 전반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것은 정치철학의 고전을 통해서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일반적인 관점과도 사뭇 다른 측면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아렌트가 고전을 어떻게 독해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론적 지향점과는 어떻게 연결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아렌트의 저술을 살펴봤을 때, 아렌트는 노동, 작업, 행위라는 세 가지 내겸을 이용하여 고전 텍스트를 평가하는 관점을 취하고 있음을 일차적으로 발견했다. 여기서 세 가지 개념들은 플라톤이 살기 이전 시대의 그리스가 갖고 있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아렌트는 이 때의 의미를 세 가지 개념들의 이상적 내용으로 상정한다. 이 과정에서 아렌트는 저술자의 의도와 자기 자신을 분리시키면서 고전 저술자의 의도를 중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렌트는 각 저술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보다 커다란 관심을 갖는다. 즉 고전을 독해하는 사람들은 특정 고전을 독해함으로써 저술자의 의도와 자기 자신이 왜 그 책을 읽는지에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노동, 작업, 행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갖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독자들이 갖게 되는 새로운 이해는 노동, 작업, 행위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념들과 관련되어 있는 몇 개의 하부 관념들이었던 것이다. 즉 관념들에 대한 이해가 변형되면서 각 개념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내포의 변형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아렌트가 추적했던 것은 노동, 작업,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각 개념의 원형에 내포되어 있던 관념들이 어떻게 변형되는가 하는 것이었으며, 아렌트는 각각의 고전들이 이러한 변형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방법론적 특징은 아렌트가 지향하는 현실의 극복태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왜냐하면 아렌트는 혁명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었는데 혁명은 바로 이 세 가지 개념들의 원형이 가장 잘 복원되고 또 선언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즉 원래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그 의미를 간직하고 있었던 시대의 경험을 되살려야 하는데 혁명이 바로 그러한 경험을 오늘날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결국 아렌트의 정치철학은 혁명의 경험을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시키면서 이 과정에서 각각의 개념들과 관련된 관념들을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형태로 되돌리려고 하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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