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기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박사인력의 특성 및 수급현황 분석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과학기술인력 중 특히 박사급에 해당하는 고급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여러 수급전망과 이에 기반한 정책 방향은 박사 비정규직의 증가 등 체감 현실과는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공계 박사 총량과 같은 기초적 수치에 있어서도 해외 주요 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부족하다는 진단과 박사급 인력의 과잉 공급이 이공계 위기의 본질이라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공계 고급인력 수급의 문제를 단순한 양성 및 활용 수치의 증감이 아니라 과학기술지식과 과학기술인력의 특성, 고급 과학기술인력 노동시장의 특성에 대한 고찰로부터 출발하여 양성 및 활용 현황을 구조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고급인력의 수급에 관한 논의에 있어 과학기술지식과 인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해 현실과의 괴리와 인식 차이를 가져왔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것이 2000년대 이후 이공계 위기 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고급 과학기술인력 대상 정책을 평가하고 미래 국가경쟁력을 책임질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육성 및 활용에 관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할 것이다. 주요 연구내용 본 연구의 목적은 이공계 고급인력 수급에 관한 시각차의 원인을 규명하고 양성 및 활용현황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기존의 현황 분석은 박사인력의 활용 측면의 통계에 치우쳐왔으며 박사인력 양성에 관한 통계와의 비교·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또한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갖는 특성과 이것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없이 단순히 통계 수치의 증감만으로 이공계 박사인력 현황만을 진단함으로써 결국 다양한 시각차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먼저 과학기술지식과 과학기술인의 특성 그리고 고급 과학기술인력 노동시장 특성에 대한 고찰로부터 출발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박사인력의 양성에 관한 통계와 활용에 관한 통계를 연관시켜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인력 현황을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할 것이다. 이러한 진단을 토대로 기존의 이공계 고급인력에 대한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아가 미래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활용에 관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론 우리나라에서 매년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의 규모는 약 5천명으로 이중 절반 정도가 공공연구기관, 대학, 기업에서 연구개발인력으로 활용된다. 대학의 비정규직 및 연구개발과 무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비중이 최대 1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일부 소수 인력은 해외로 유출, 그리고 나머지 인력은 애초부터 국가연구개발인력으로 추산하기 어려운 ‘허수 인력’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실제 이공계 박사인력 규모는 OECD 및 관련 통계치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인구 천 명당 또는 노동인구 천 명당 실제 활용되고 있는 이공계 박사의 수는 OECD 국가 평균 수준 이하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그 배에 가까운 인력이 매년 배출되어 노동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지표상으로는 우리나라의 박사급 인력이 선진국에 비해 오히려 부족함에도 이공계 박사의 과잉 공급이 이공계 위기의 본질이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이유는 첫째. 이공계 박사인력의 배출 규모가 활용 규모에 비해 훨씬 많으며 둘째, 높은 공공부문 선호도와 민간부문 R&D 활동의 취약으로 노동시장 수요가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급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이공계 위기의 원인을 일차적으로 과학기술인력의 낮은 처우에서만 바라볼 뿐 낮은 처우를 불러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려가 부족 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인력의 공공부문, 특히 대학 선호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 분포현황도 선진국에 비해 대학 집중도가 높을 뿐 아니라 장래 직장으로서의 선호도, 산학연간 유동성 등 모든 조사 결과가 인력의 대학 편향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2000년 이후 기업에 근무하는 이공계 박사인력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한 평가는 매우 조심스럽게 내려져야 한다. 정책제언 이공계 박사의 양으로만 본다면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과잉의 가능성을 우려하여야 하며 반면 질적 저하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요약된다. 이공계 고급인력의 질적 저하 위기는 우수 인재의 이공계 진학 촉진과 같은 유인 정책이 아니라 강도 높은 이공계 대학 교육 개혁 정책을 통해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연구 분야에 대한 대학별 특성화 뿐 아니라 이공계 박사과정의 경우 박사취득 이후의 경력 경로를 염두에 둔 유형별 차별화 교육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이공계 박사의 활용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직무의 다양성이 선진국에 비해 제한적이다. 대학 및 공공부문의 선호도가 높고 이공계 박사의 민간기업 진출도 소수 대기업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므로 활용 측면에서 가장 필요한 과제는 이공계 박사의 다양한 경력 경로를 개발하는 것이다. 고급 과학기술인력정책은 양성과 활용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며 이는 유동성 측면의 인력정책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단방향적인 유동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박사에 대한 기업, 공공 연구기관, 대학의 흡입능력이 균형점을 이루어야 한다. 기업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증진시키기 위한 정책 과제는 제한적이지만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활용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보상 체계의 개선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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