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知覺的 音韻論 序論
저자
김진우 (University of Illinois)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84
작성언어
Korean
KDC
705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7-20(14쪽)
제공처
소장기관
종내의 음운론은 산출적 음운론(productive phonology)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음운현상들이 언어를 산출할 때에 나타나는 것들로서 음운론은 이를 기술하는 데에 필요한 규칙(rule)과 규약(convention)들을 고안해 내는데에 전심을 기울였다는 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동화현상이다. 일예를 들어 구개음화는 후행하는 전설 고모음 [i] 앞에서 치경음이나 연구개음이 구개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가리키며(예 : 같이→[가치]) 비음동화란 파열음과 비음이 연접할 때 파열음이 비음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예 : 곡명→[공명]). 이러한 현상들이 언어를 산출할 때의 조음과정을 좀 더 부드럽고 경제적인 것으로 만들려는데 기인한 것임을 쉬 알 수가 있다. 두 모음 사이에서 무성음 자음이 유성음으로 변하는 것이나, 같은 어사 내에서의 모든 모음이 한 계열에 속해야 하는 모음조화도 이러한 동화현상의 예들이다. 이러한 음운론의 견지를 Stampe(1979)와 Hooper(1976)는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1) a. "The natural subject matter of an explanatory theory includes all and only what the theory can explain. In the case of natural phonology this means everythin that language owes to the fact that it is spoken."(Stampe 1979 : 128). 『한 이론의 자연적 과제는 그 이론이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만을 포함한다. 자연음운론의 경우 이것은 언어를 말한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모든 것을 뜻한다.』 b. "P-rules describe processes governed by the physical properties of the vocal tract."(Hooper 1976 : 16). 『음운규칙은 발음기관의 물리적 자질에 지배되는 현상들을 기술한다.』 위의 발언들은 좀 극단적인 것이긴 하지만 종내의 음운론이 언어의 산출성에 토대를 두고 최근까지 발전되어 왔음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본고는 언어에 화자가 있는 동시에 청자가 있으며, 말은 들으라고 하는 것이기에(“We speak to be heard." Jakobson, Fant, and Halle 1951 : 13), 언어에는 그 산출이 지배하는 문법이나 음운론이 있는 동시에 또 그 지각(perception)이 지배하는 문법이 있음을 여러 음운현상에서 찾아보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좀 더 체계적인 고찰을 하기 전에 우선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고대영어에서 연구개마찰음 [x]로 발음되던 것이 근대영어에서 순치음 [f]로 바뀌었다. 예 : laugh[læf]. 이는 [f]에 해당하는 철자가 gh임과 또 언어계분상 사촌지간인 독일어에서 동원어 lachen[laxan]이 아직도 연구개마찰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로도 알 수가 잇다. 그런데 이 [x]→[f]의 변화는 조음위치나 조음방법의 동화작용으로 도저히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조음방법은 동화할 것이 없는 같은 무성 마찰음이며 조음위치는 연구개와 순치 사이의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x]가 연구개에서 경구개로, 경구개에서 치경으로, 다시 치경에서 순치음으로 점차적으로 조음위치가 변했다는 가정을 영어사에서 조금도 고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연구개마찰음 [x]가 순치마찰음 [f]로 바뀌었는가? 그 답은 두 소리가 조음적으로는 꽤 다르나 음향적으로(acoustically) 그래서 지각적으로 한데서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실상 이러한 지각적 설명만이 합리적이며, 이를 인접 음운과의 동화작용이나 혀뿌리와 입술 사이에 어떤 신경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한쪽이 작동되면 다른쪽도 작동되기 쉽다는 식의 조음적 설명은 도무지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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