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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초기 시의 피부 감각 = The Sense of Skin in Kim Seon-yeong’s Early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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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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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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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시인은 60년대의 선구적인 여성 시 동인 〈청미〉의 창립동인이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60년대는 한국문학 전반의 질적 성숙이 이루어진 시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전 시기 여성 시의 성취를 딛고 보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가 개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글은 김선영 시인의 1960~1970년대 시를 통해 이성 중심, 자아 중심의 남성적 언어와 사고를 넘어선 새로운 주체의 모습을 살피고, 나아가 ‘여성적 글쓰기’의 한 단초를 잡고자 한다.
김선영 초기 시의 주체는 이성적 언어의 주인이 아니라 ‘벌거벗은 피부’ 그 자체이다. 이 피부의 주체는 대상을 판단하고 정의하기에 앞서 그것을 피부로 경험하고 받아들인다. 주체의 개체성과 타자의 세계로 열린 무한한 공간의 경계에 위치한 피부는 주체성과 타자성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가장 직접적인 장소이다. 피부 감각이 전경화 된 김선영의 초기 시는 주체와 세계가 만나 상호 공명하는 현장을 담고 있다. 피부의 경험은 주체와 대상이라는 개별적 구별을 지워버리고 그 둘의 공존 위에 새로운 ‘익명적 실존’의 지평을 열어준다. 김선영 시에서 피부 감각을 통해 타자와 관계하고, 그로 인해 개별성을 벗어나는 주체의 모습은 ‘물’ 또는 ‘흙’의 상징을 입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과 흙의 상징은 운동성과 순환성의 의미를 동원하며 김선영 초기 시의 존재론을 요약해낸다.
이처럼 피부 감각으로 열리는 존재의 새 지평은 거추장스러운 이성의 장막을 걷어내고 우리의 감각적 실존 그 자체를 관찰할 것을 요구한다. 이 관찰 속에서 우리는 뿌리 깊은 이성적 언어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얻게 될 것이다. 김선영의 초기 시가 대표하는 피부감각 위에 성립하는 주체성의 모습은 새로운 글쓰기를 가능케 하는 글쓰기 주체의 자리를 가리켜 보이고 있다.
Kim Seon-yeong is the founding member of ‘Cheong-mi(靑眉)’, the pioneering women"s poetry group of the 1960s. The 60s was the period of qualitative maturity of Korean literature as a whole. And it is also the period when the voices of the women poets of unique talent have risen from the accomplishment of previous women poems. This essay examines the new subject beyond the male-centered and self-centered language and thought, through her works of the 1960s-1970s. Through this, we will take a step further on "feminine writing".
Kim Seon-yeong’s subject of early poems is not the master of rational language but "naked skin" itself. This subject experiences and accepts it through the skin before judging and defining the object. The skin is the most direct place for contact with subjectivity and otherness. Kim"s early poems have a scene where the subject and the world meet and resonate with each other. The experience of skin erases the individual distinction between subject and object and opens the horizon of new "anonymous existence" above the coexistence of the two. In her early works, the subject who is related to the other through the skin sensation, and thus deviates from the individuality, often appears as a symbol of "water" or "earth". The symbols of water and earth mobilize the meaning of movement and cyclicity and summarize the ontology of Kim"s poems.
This new horizon of being awaken by skin sensation requires that we observe our sensual existence itself. In this observation we will get the possibility of going beyond the limits of ‘rational’ language. The aspect of subjectivity, established on the skin sense represented by Kim Seon-yeong"s early works shows the position of the subject of writing which enables new kind of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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