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기 무산계(武散階)와 향직(鄕職)의 수여 배경과 운용 = The Background to Conferment and Management of Musangye(武散階) and Hyangjik(鄕職) in the Early Goryeo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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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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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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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고려전기 무산계와 향직의 제도 간 차이점을 밝혀 각 제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두 제도가 정비된 시대적 맥락을 거란과의 전쟁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거란의 1차 침입을 계기로 기존의 최승로 계열 대신 서희 계열이 정국을 주도하게 되었다. 서희 등은 고려의 전통과 현실을 존중하는 가운데 중국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고, 이들이 주도한 995년의 제도 개편 역시 그러한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 변화와 맞물려, 영향력 있는 재지세력 곧 호장들에 대한 정책 방향 또한 그동안의 억제 일변도에서 포섭과 관리로 바뀌게 되었다.
무산계 또한 호장들을 예우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995년에 도입되었다. 나말여초에는 내조하거나 상경한 성주들에게도 중앙 관원과 마찬가지로 초기관계가 주어졌었으나, 문산계 도입 이후로 재지세력은 중앙 관원과 官階 면에서 구분되어 있었다. 서희 계열은 문산계와 동격인 무산계를 도입하여, 진봉하는 호장들에게 수여해 그들의 官階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이후 거란과의 전쟁에서 그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면서도 중앙 관원과 재지세력의 官階를 구분하는 기존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예우하되 구분한다는 비슷한 맥락에서 우수한 기술자를 확보하고자 일부 工匠과 樂人에게도 그들의 진로를 제한하는 한편으로 무산계가 수여되었다. 도입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국초의 장수나 80세가 넘은 노병에게 무산계가 수여되기도 하였다.
한편 문무산계의 정비로 官階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초기관계는 현종대 들어 鄕職으로서 유공자들의 수고를 위로하는 대규모 포상 수단으로서 새롭게 기능하게 되었다. 지지기반이 약했던 현종으로서는 실질적인 혜택을 내려 충성을 얻어낼 필요가 있었고, 게다가 거란과의 전쟁이 본격화되며 포상을 받아야 할 군공자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었다. 이에 관직이나 官階의 남발을 막고 신분 사회의 위계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름만 남았던 향직이 주된 대규모 포상 수단이 되었다. 자연히 향직은 무산계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고, 특히 관직이 없는 자들에게는 관직 없이 향직만 수여되었으며, 승진해서 경제적인 혜택을 얻는 일도 드물었다. 하지만 향직을 통해 관원부터 일개 民까지 같은 포상 체계에 포함시킴으로써, 피지배층을 위로하고 국가에 협조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
거란과의 전쟁을 이겨내며 고려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外國人들의 來朝가 증가하면서, 독자적인 천하관을 재정립한 고려는 여진추장 등 蕃臣에게 수여할 무산계를 宋制를 참고해 새롭게 정비하였다. 단 탐라왕족에게는 外國人임에도 內地人과 같은 계통의 무산계가 수여되었는데, 이는 탐라국이 여진부족과 달리 국초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있었고, 이후로도 고려와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맺어온 결과였다. 탐라왕족 중에서도 星主, 王子에게는 종5품 이상 무산계를 제수하여 호장들보다도 예우하였으며, 여진추장들에게 수여된 무산계 역시 향직과 달리 획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요컨대 고려전기 무산계는 문산계를 줄 수 없지만 그에 준하는 예우가 필요한 자에게 수여되었으며, 향직은 유공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독려하는 의미에서 대규모 인원에게 수여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This paper studies the differences in the background to conferment and management of Musangye with those of Hyangjik in the historical context of the early Goryeo wars with the Khitan.
The first invasion by the Khitan let Goryeo government embrace the registered local leaders, hojang, with the rank for soldiers, Musangye, which was equivalent to the rank of officials, Munsangye, in preparation for re-invasion. So Musangye was conferred as a special treatment to non-official ones to follow officials. For limited superior craftmen and musicians, Musangye was conferred to them too.
Meanwhile, since the second invasion by the Khitan, a lot of prize giving had often occurred, because King Hyeonjong of Goryeo managed to establish his legitimacy and frequent battles with Khitan produced many men of merit. Instead of actual titles, to prevent chaos in society, Hyangjik, the old rank system and then nominal title in Goryeo, was conferred on men of merit as a reward for their efforts.
As Goryeo won their wars against the Khitan, they rose in international and received diplomatic visits from foreign leaders, such as the Jurchen chiefs and members of the Tamna royal family, whom the Musangye were conferred. Even though they received ranks by two different rank systems because of their own relationship with Goryeo each, all Musangye conferred supported their dominance among themse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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