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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으로서의 세계문학(론)과 트랜스내셔널의 불가능성-2000년대 이후 한국 문학장의 세계문학론 재독 = World Literature as ‘Ideology’ and the Impossibility of the Transnational:A Rereading of World Literature Discourse in the Korean Literary Field Since the 200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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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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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47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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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0년대 이후 한국의 비평계를 중심으로 전개된 ‘이념’으로서의 세계문학론의 성격과 한계를 창작과비평(이하 창비) 그룹과 조영일의 논의를 중심으로 재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주요하게 참조한 사유는 ‘트랜스내셔널’이다. 트랜스내셔널은 민족‒국가를 지지해온 근대(사유)체제로서의 ‘내셔널’에 대한 발본적 문제 제기이자, 내셔널을 위반-횡단-(재)번역하려는 비판적이며 인식론적인 기획이다.
2000년대 이후 한국 문학장에서 세계문학론을 추동하고 주도했던 창비는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세계문학과 민족문학을 모두 위기에 빠트렸다고 진단하고, ‘시장전체주의’에 대항할 ‘민족문학들의 연대로서의 세계문학’을 기획한다. 따라서 창비가 구상한 세계문학은 민족문학과 배치되지 않으며, ‘민족’을 최종심급으로 재확인한 창비의 세계문학론에서 젠더를 포함한 여타의 범주는 부차적인 것으로 남고, 민족이나 문학에 내재한 복수성 역시 제대로 성찰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민족’을 대문자 범주로 다시 승인하고 역사・리얼리즘・문학성과 같은 근대(문학)적 보편의 지평 안에서 주조된 창비의 세계문학론에서 내셔널을 위반-횡단-재번역하는 ‘다른’ 세계문학의 가능성이 탐사되기는 지난한 일이었다.
조영일은 창비의 세계문학론에 내재한 민족 중심성을 비판하고 민족문학을 넘어 초국적인 예술적 성취에 기반한 세계문학이 괴테 이념의 진의(眞意)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네이션-내-문학’을 횡단하는 세계문학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예술에서의 성취’를 부각한 조영일의 세계문학론은 ‘예술성/문학성’을 (세계)문학을 식별하는 편의적이고 모호한 기준으로 전용하면서 창비의 민족편향적인 지방주의와는 또 다른 남성 중심적이며 엘리트주의적인 근대주의의 한계를 노정한다.
따라서 민족중심주의・남성중심주의・엘리트중심주의에 지지된 근대(문학)체제를 횡단하기보다 보편으로 군림해온 이 같은 지방주의/근대주의를 다시 잣대로 세계문학의 진위를 판정해간 한국발 ‘이념’으로서의 세계문학(론)에서 내셔널을 이반(離反)하는 ‘다른’ 세계문학, 곧 트랜스내셔널 세계문학의 가능성에 대한 성찰은 공백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은 이념으로서의 세계문학(론)의 이러한 한계를 성찰하면서, 민족문학으로서의 세계문학과 예술적 성취로서의 세계문학에 미달/초과하는 여성/소수문학을 통해 트랜스내셔널 세계문학의 가능성을 다시 상상해 보고자 했다.
This paper attempts to re-read the nature and limitations of the 'World Literature as Ideology' discourse that unfolded in the South Korean critical scene since the 2000s, focusing on the arguments of the Changjakgwa Bipyeong (Creation and Criticism, hereafter referred to as Changbi) group and Cho Young-il. The key concept referenced for this purpose is the 'transnational.' The transnational is a fundamental critique of the 'national' as a modern (thought) system supporting the nation-state, and it is a critical and epistemological project that seeks to violate, traverse, and (re)translate the national.
The Changbi group, which spurred and led the world literature discourse in the Korean literary field after the 2000s, diagnosed that global capitalism had put both world literature and national literature into crisis. They thus proposed a project of 'World Literature as a Solidarity of National Literatures' to resist 'market totalitarianism'. Consequently, the world literature promoted by Changbi is not in conflict with national literature. In Changbi's world literature discourse, which reaffirms the 'nation' as the final authority, other categories, including gender, remain subsidiary, and the inherent multiplicity within the nation or literature is not properly reflected. In the Changbi world literature discourse, which re-approved the 'nation' as a capitalized category and was conceived within the modern (literary) universal framework of history, realism, and literariness, it was difficult to explore the possibility of an 'other' world literature that violates, crosses, and retranslates the national.
On the other hand, Jo Yeong-il criticizes the ethno-centrism inherent in Changbi's world literature discourse and argues that a world literature based on transnational artistic achievement that transcends national literature is the true meaning (眞意) of Goethe's ideal. However, in Jo Yeong-il's discussion, which emphasizes 'achievement in art' as the 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 for a world literature that crosses 'literature-within-the-nation', 'artistic quality/literariness' is diverted into a convenient and ambiguous standard for identifying (world) literature. This betrays a different set of modernistic limitations—namely, a masculine-centric or elitist provincialism—distinct from Changbi's ethno-centric provincialism.
Therefore, in the South Korean-originated 'World Literature as Ideology' discourse, which sought to judge the authenticity of world literature by using these provincialisms/modernisms (which have reigned as universals) as new criteria, rather than attempting to cross the modern (literary) system supported by ethno-centrism, masculine-centrism, and elitism, the reflection on the possibility of an 'other' world literature that deviates from the national—that is, a transnational world literature—was inevitably left as a void. This article seeks to reflect upon these limitations of the World Literature as Ideology discourse and to imagine the potential for a transnational world literature through women's/minority literature that falls short of or exceeds the criteria of world literature as national literature and world literature as artistic achie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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