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인문학이 데이터와 만날 때 : 재현-연결-표준으로서 인문학 데이터의 내포를 중심으로 = On the Encounter Between Humanities and Digital Data : With a focus on the Connotation of Humanities Data as Representation-Connection-Standard
저자
유인태 (고려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7-41(35쪽)
제공처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담론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을 전후한 무렵이다. 그 즈음 한국연구재단에 의해 디지털 인문학 연구 지원 사업이 기획・창안되었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 성격의 인문학 연구가 조금씩 시도되기 시작함으로써 이후 유관 내용을 담은 디지털 형식의 결과물과 그 논리를 정리한 학술논문 발표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당시로부터 대략 10여년이 흐른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 학계에서 여전히 낯설고 새로운 학술영역으로서 디지털 인문학을 향한 기대와 의심은 여러 형태로 표출・전개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Korean Association for Digital Humanities, KADH)(2015년 창설)가 세계디지털인문학기구연합(The Alliance of Digital Humanities Organizations, ADHO)의 일원으로 정식 가입하게 됨에 따라, 향후 디지털 인문학을 향한 국내 연구자들의 관심과 경계는 기존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인문학을 향한 초기의 기대와 관심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관해 현 시점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사실상 극적인(dramatic)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말이 적합할 것이다. 최근에는 ‘ChatGPT’로 대변되는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의 부상으로 인한 AI에 대한 우려가,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인문학 연구에 대한 관심을 부쩍 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인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그러한 문제의식은 얕은 관심에 머무를 뿐 구체적 연구・교육으로 발전하기에는 여전히 유관 인프라 및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예컨대 디지털 인문학을 본격적으로 지향하는 연구자도 여전히 극소수이며, 디지털 인문학을 표방하는 것처럼 간판을 내건 일부 연구・교육기관이 최근 국내에 많이 설립되었지만 아쉽게도 유효하다고 할 만한 활동이나 성과를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에 관한 담론이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지 10여년이 흘렀다는 물리적 시간의 무게감과 별개로, 연구 인력과 환경 등 유관 리소스의 모든 측면에서 한국의 디지털 인문학 생태는 여전히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해야 한다.
이 글은 그러한 맥락에서 국내의 디지털 인문학 환경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관해 진단하고,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를 전개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존 인문학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이탈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역설적 활용으로서 ‘인문학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관한 문제의식을 인문학 연구자들이 직접 전개하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인문학의 본질적 화두에 해당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인문학 연구자가 중심이 되는 디지털 인문학 연구 프로세스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및 사회과학 방면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기술을 인문학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무게중심을 두기 보다는, 오히려 디지털 인문학 연구를 매개로 인문학 데이터를 어떻게 편찬・활용・확장할 것인가의 질문을 장기적 화두로 삼아야 한다. 데이터 또한 구체적 기술을 통해 다루어지는 것이기에 활용 기술의 외연에 관한 고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인문학에서 데이터를 다루어야 하는 이유’에 기초해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를 진행할 경우 디지털 기술을 인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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