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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장터> 설화에 나타난 폭력의 양상과 극복의 의미
저자
신호림 (고려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주제어
KDC
810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40(40쪽)
제공처
소장기관
본고에서는 <지네장터> 설화에 나타난 폭력의 양상과 두꺼비의 서사적 기능에 주목해
서 서사에 내재되어 있는 향유층의 인식과 작품의 의미를 구명하고자 했다.
악신(惡神)적 면모를 지닌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네는 신성성을 상실한 채 인간에게 해코
지만 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지네에게 제물을 바침으로써 마을의 안정
과 풍요를 도모한다는 인식은 분명히 서사의 도입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
로 당신(堂神)을 모시는 마을 공동체의 제의적 관념과 다르지 않다. 즉, 지네는 마을의 풍요
와 안정을 관장하는 마을신으로서 서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제의적 관계는 신과 인간
사이의 연대관계과 우위관계에 기초하게 되는데, 신격인 지네가 인간 공동체보다 우위에
서 있기 때문에 공동체는 의무적인 증여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지네를 향한 증여가 부재할
때 지네의 악신적 면모가 발현되며, 서사 내에서 신적 폭력이 발생하게 된다.
신적 폭력은 인간 공동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네
장터> 설화에서는 두꺼비라는 설화적 존재를 대리희생물로서 서사 내로 견인한다. 그 과정
에서 두꺼비는 처녀의 선(先)증여를 통해 또 다른 연대관계를 맺으며 지네와 대결할 수 있
는 서사적 개연성을 마련한다. 더욱이 두꺼비는 대결 이후 죽음을 맞이하거나 서사에서 배
경화 됨으로써 처녀에 대한 순수증여적 면모를 보여준다.
<지네장터> 설화에 나타난 두 종류의 증여 메커니즘은 ‘지네-인간 공동체’ 사이와 ‘처녀-
두꺼비’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자와 후자는 각각 ‘집단적 증여/개인적 증여’, ‘수동적
증여/능동적 증여’의 대립쌍을 형성하는데, 지네와 두꺼비의 대결을 통해 두 종류의 증여는
대립하게 된다. 그리고 지네에 대한 두꺼비의 승리는 집단적 증여의 종말을 의미함과 동시
에 개인적 증여에 대한 강조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개인적 증여는 미물에게까지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는 인식과 선행을 받으면 이를 보은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윤리적
메커니즘에 기반을 두는데, 제의적 관념에서 윤리적 관념으로 이행하는 설화 향유층의 인
식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지네장터> 설화에서는 두꺼비가 서사에서 배제됨으로써 처녀에 대한 인간 공
동체의 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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