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전환기 한국 지식인의 진보적 시간의식 연구 = A Study of the Linear Time Consciousness of Korean Intellectuals during the Transition to the Modern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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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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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50(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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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이후 1920년대 전반기에 이르는 시기는 한국사에서 시간의식의 ‘근대적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진보적 시간의식과 근대 서구 진보 개념의 수용 여부는 비서구권에서 근대화의 척도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한국 사상사·제도사 연구에서도 근대 전환기 서구 진보 개념과 진보적 시간의식의 도입은 한국의 근대가 타자에 비해 ‘지체’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이자, 그 과정도 비교적 순탄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1920년대 전반기에 이르는 시기에 서구의 직선적이고 진보적인 시간의식의 도입과정은 일방적이고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
18세기를 전후로 보편적 역사의 진보를 상정하는 ‘進步’ 개념이 형성된 서구와는 달리, 조선 후기 進步 용어는 주로 ‘개인의 도덕적·학문적 향상’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한편 진보적 시간의식의 수용과정에 개입하는 전통적 시간의식으로 정통론은 ‘동국’의 정체성과 기자 문화의 계승을 나타내는 ‘연속’의 측면에서, 순환론은 인간의 노력에 의해 역사와 시세가 전환(순환)하고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는 ‘변화’의 측면에서 시간의식을 담지하였다.
개항 이후 일본을 거친 서구의 근대적 ‘진보’ 개념이 수용되면서, 進步 용어는 개인 단위를 넘어 문명·국가로 확장되고 단계적 시간의식을 띤 ‘진보’ 개념으로 변화하였다. ‘진보’ 개념은 1900년대 중반 전후 사회진화론과 국가 위기론 속에서 서구문명 및 민족국가를 목표로 하는 핵심 개념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지식인들은 ‘진보’를 舊에서 新으로의 변화이자, 우주 및 역사의 진화 법칙과 퇴보의 언설을 통해 시간의식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인식된 한국사의 전개는 서구의 직선적 진보와는 대비되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한편 근대 역사학의 3시기 구분법과 사회진화론의 단계적 발전론은 한국의 진보적 시간의식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데, 그 낙후된 현실과 진보의 부재를 인정하는 공통인식 상에서 ‘암흑기’를 설정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암흑기’는 특히 한국사를 고대 이후 현재까지 하강·쇠퇴의 구도로 설명하는 데 활용되었고, 이 과정에서 지식인들은 전통적인 시간의식으로 사회진화론의 ‘보편적 법칙’을 설명하여 쇠퇴 원인과 그 극복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식민주의 역사학의 ‘절대적 정체’처럼 제국주의적 세계질서에 순응 논리를 만들어 낼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대체로 대한제국 지식인의 ‘암흑기’는 ‘일시적이며 그 속에 주체적 진보의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의미를 가진 ‘制限的 停滯期’의 성격을 가졌고, 이 ‘정체기’를 인정하며 전통적인 시간의식과 결합한 한국의 진보적 시간의식, 즉 ‘螺旋的 進步’가 창출되었다. 이 ‘나선적 진보’는 한국의 ‘정체기’를 전통적인 순환론과 정통론적 사유에 기대어 진보의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서구의 직선적 진보 및 식민주의 역사학의 ‘절대적 정체’와 구분되며 민족국가의 퇴보와 침체 속에서 한국사의 부흥과 재생을 상정하는 근대 시기 한국의 진보적 시간의식이었다. 이와 같은 ‘제한적 정체기’론과 진보적 시간의식은 1900년대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민족 주체가 국망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부단한 실천과 독립의 방략을 모색하는 원천으로 기능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회진화론 기반의 ‘진보’ 개념은 1920년을 전후로 한 개조론 시기에 전환되었고, 主義·反動 등과 함께 쓰이면서 시간의 표상으로서의 성격을 한층 더 강하게 띠었다. 또한 ‘제한적 정체기’론은 여전히 성쇠를 역사 진보의 맥락 속에서 보는 인식이 강고하게 지속되었을 뿐 아니라, 문명 비판의 시대 사조에 힘입어 한국사 차원을 넘어 세계사의 굴곡진 전개를 설명하는 논리로 변화하여 양적으로 확장되었다. 이에 따라 사회진화론의 지배적인 위치 속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던 ‘나선적 진보’는 서구와 전통적 사유를 경유한 ‘정체기’를 기반으로 개조론의 사상과 세계사의 전환 속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였다. 즉, ‘제한적 정체기’론의 확장과 진보적 시간의식의 공고화에는 근대 시기의 세계정세와 서구 사조뿐만 아니라 전통적 사유도 여전히 강하게 개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제한적 정체기’를 바탕으로 한 진보적 시간의식은 3.1운동을 계기로 구체적인 실천과 방법론 차원에서 결합되었는데, 그 내적 논리에 따라 지식인들 간에 치열한 논쟁과 갈등이 일어났다. 「민족개조론」논쟁과 「물산장려논쟁」의 핵심 쟁점은 식민지 조선 지식인들의 진보적 시간의식과 그 내적 논리로서 역사 발전의 법칙성 및 이를 추동하는 인간의 주체성, 그리고 ‘제한적 정체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였다고 할 수 있다.
This study examines the transition to a modern consciousness of time during the period from the opening up of the nation’s ports(開港, 1876) to the first half of the 1920s.
With the acceptance of the modern concept of “progress” from the West via Japan following the opening up of Korea’s ports, “progress” transcended the level of individuals and extended to the nation and civilization itself. It morphed into a concept of “progress” encompassing a step-by-step time consciousness. Meanwhile, the three-age system of modern historiography and the theory of step-by-step development of social Darwinism affected linear time consciousness in Korea around the middle of the first decade of the twentieth century.
Out of a shared perception acknowledging the nation's backward reality and apparent lack of progress, there arose a tendency to set out and identify a “dark age”(暗黑期). And, to intellectuals under the Korean Empire(大韓帝國, 1897-1910), this “dark age” generally signified a “period of limited stagnation”(制限的 停滯期) that encompassed the possibility of self-reliant progress and was temporary. In addition, “spiral progress”, which acknowledged this “period of stagnation” combined with traditional time consciousness, was used also to relativize the logic of social Darwinism. Though these temporal constructions of a “period of limited stagnation” and “spiral progress” failed to find general favor in the first decade of the 1900s, they nevertheless functioned as sources for ethno-national subjects to search for stratagems for ceaseless praxis and independence, even amidst the crisis of national demise.
Transformed into the theory of reformation(改造論) around 1920, the concept of “progress” came to establish itself as a representation of time through its use together with “-isms”(主義) and “reactions”(反動). The theory of a “period of limited stagnation” still existed so that approaches seeking to view the theory of cycles within the context of historical progress continued, and, furthermore, quantitative expansion that sought to explain both general history and world history by incorporating them into this theory of a period of stagnation arose. In addition, “spiral progress” came to be formalized based on the “period of stagnation”, which had expanded quantitatively. In other words, “spiral progress”, which presupposed the “period of stagnation” that had been demonstrated in world history since World War I, was consolidated among Korean intellectuals.
Founded on this “period of limited stagnation”, “spiral progress” in turn combined with the former on the level of concrete praxis and methodology. In accordance with its internal logic, fierce debates and conflicts arose among Korean intellectuals. In sum, the crux of the controversies surrounding the theory of national reformation(民族改造論) and the Korean Product Promotion Movement(物産奬勵運動) was: how were colonial Korean intellectuals’ concept of “spiral progress”, the laws of historical development as the internal logic of this idea, humans’ self-reliance driving such progress, and the “period of limited stagnation” to be vie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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