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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족보 入錄의 정치․사회적 의미 -족보가 갖는 ‘화이트리스트’ 또는 ‘블랙리스트’의 兩面性을 중심으로- = Political and Social Meanings of the Genealogy Registration in the Late Joseon Period-Focusing on the Ambivalence of ‘White Lists’ or ‘Black Lists’ in the Genealogy-
저자
권기석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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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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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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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2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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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姓貫別 족보는 혈연을 입록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사회적 동류의식에 따라 집단적 결속과 네트워크를 구현하려는 목적을 내포하고 있었다. 국가적으로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작성하는 족보의 특성상 입록 대상이나 수록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족보 편집자와 입록 희망자의 의도와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왕실 족보와 초기 私家 족보는 내외손관계로 연결되며, 왕실 인물과 고위 관료 등 ‘기념할 만한 가계’를 포함하는 혈연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 결과 족보는 자연스럽게 정치․사회적 이득을 추구하기 위한 ‘화이트리스트’의 속성을 갖게 되었다. 족보의 그러한 기능은 조선후기에 출현한 동류 중심의 족보 편집 방식에서 극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출사 경로 또는 직종별로 편집한 八世譜類, 일정한 문벌을 갖춘 대표 가계들을 모아 놓은 萬姓譜, 정치적 입장이 같은 가계를 모아 놓은 黨派譜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동류 결속의 이면에서는 非同類에 대한 배제와 차등이라는 부수적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잠재되어 있었다. 조선후기 붕당정치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적 의미의 당파보라 할 수 있는 ‘世嫌譜’는 ‘정치적 비동류’에 대한 강한 적대의식을 읽을 수 있는데, ‘블랙리스트’ 기능을 하는 족보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족보 내에서도 배제와 차등은 존재했다. 족보 편찬자들은 ‘신분적 비동류’인 庶派나 鄕吏派에 대해서는 차등적 기재 원칙을 관철시켰다.
조선후기 족보의 부록인 ‘別譜’에 실린 한미한 가계의 인물들도 계보적 고증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편집 體裁 내에서 차등적 대우를 받으며, 족보 편집을 주도하는 주류 가계의 인사들에게 계보 검증을 요구 받는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똑같이 계보적 고증이 미비하더라도 정치사회적 위상이 높은 가계는 본보에 나란히 실린 예를 찾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별보 입록이 단순한 계보적 고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계’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불리한 처우를 감수하면서 유력 성관의 일원이 되고자 한 庶派나 별보 입록자들에게 족보가 갖는 의미는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의 양면적 성격이 모두 있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이들은 족보 입록을 위해 노력하는 면모가 보이는 한편으로, 이미 입록된 이후에 새로운 譜單을 지속적으로 제출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족보에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는 부류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족보상 자신의 신분을 상민 혹은 천민으로 명시한 사례는 족보가 ‘블랙리스트’로 기능한 경우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기존 연구에 보고된 지방 서원의 노비 족보 사례가 거의 유일한 경우이다. 일부 입록자에게 불리한 정보를 담은 블랙리스트 성격의 족보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작성자의 의도나 목적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족보 자료에 담긴 정보의 편중성이라는 한계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The genealogy books compiled by family name during the Joseon Dynasty contain people who share blood ties. But actually they were embodying a network of politically and socially homogeneous classes. For this reason, the contents of the genealogy books reflected the intention of the genealogical editors along with the willingness of those who wanted to be included there.
In fact, royal and private genealogical books were closely linked to each other genealogically. Thus both formed a blood network that included prominent figures to commemorate. These genealogy books naturally had the attributes of a ‘white list’ to pursue political and social gains. In the late Joseon period, genealogy books were developed that tied together people who worked in the same profession, had the same social status, or shared the same political position. The genealogy books of these types can be seen as examples that maximize the function of white list.
But behind the bond between the same kind, there was also the side effect of exclusion and discrimination against those who were not. Sehyeombo(世嫌譜), a kind of genealogical book that brings together politically hostile figures, is a prime example of genealogy that served as black list. Even within a genealogical book, exclusion and discrimination were made against some of the people registered. The principle of discrimination in the records was clarified for the branches which usually consist of concubines’ descendants and local functionaries.
Some branches lacking data basis for genealogy were also registered in an appendix called byeolbo(別譜), which was also a discriminatory measure. However, even if there is not enough genealogical evidence, the branches with high political and social status were included in bonbo(本譜), not byeolbo. This indicates that whether or not they would be recorded in byeolbo was not simply determined by whether data evidence could be found. The more important requirement to get out of byeolbo was the social prestige of those who wanted to be recorded in genealogical books. For those who wanted to be included in the famous genealogy under unfavorable treatment, the genealogy books would have been both a white list and a black list.
Whether in a positive or negative sense, the figures in the genealogy books did not deviate much from the categories of the ruling class. In this regard, the case of “nobi(奴婢) genealogy,” in which the social identities of the people registered are sangmin(常民) or cheonmin(賤民), is very unusual. The characteristics of these genealogical materials are basically the result of the genealogical editors screening the number of people and information about them in accordance with their inten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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