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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와 한국어의 언어적 세계상에서 개념 ‘душа’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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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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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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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0(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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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러시아어와 한국어의 문화적 열쇠낱말인 ‘душа’와 ‘마음’의 개념이 어떤 의미에서 근접하고 어떤 의미에서 차이가 나는 지 상호 대조를 통해 고찰해 보았다.
러시아어와 한국어의 언어적 세계상에서 개념 ‘душа’와 ‘마음’은 둘 다 가장 포괄적으로 인간의 비물질적 내면세계(심리적 측면)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상호 대응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로 ‘마음, 영혼, 넋, 숨결, 목숨, 가슴, 정신, 기분, 사람, 정성, 목’ 등으로 번역되는 ‘душа’와 러시아어로 ‘душа, сердце, ум, мысль, чувство, желание, дух; нравиться, полюбить, питать к кому-нибудь симпатию, решиться, хотеть, заботиться, уделять внимние’ 등으로 번역되는 한국어의 ‘마음’에는 분명 편차가 존재한다. 개념 ‘душа’와 ‘마음’ 사이의 편차를 이해하는 것은 러시아인과 한국인의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의 편차, 나아가 문화적 가치체계의 편차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심리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으로서 ‘душа’와 ‘마음’은 상호 대응관계에 놓여있다, 즉 ‘душа’는 ‘마음’으로 ‘마음’은 ‘душа’로 거의 의미의 굴절 없이 번역이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어 ‘душа’는 ‘호흡, 숨’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신으로부터 온 것이며 살아있는 동안에는 인간의 가슴에 자리 잡고서 인간의 내면세계를 담당하다가 죽으면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는 영원불멸의 본질이다. 신으로부터 온 ‘또 다른 나(alter ego)’ 인 ‘душа’는 내 안에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행위주체가 되어 나와 무관하게(제3자로서) 감정을 표출하기도(душа тосковала) 하고 잠도 자고, 보고 듣고 느끼고, 미소 짓고 울기도 하고, 생각하고 소망하고 기도하고 부탁하기도 한다. ‘душа’의 이러한 물활론적 특성은 감정적이고 숙명론적이라는 러시아인의 민족적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어 ‘마음’은 인간의 심리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이면서(마음속에서 ~, 마음속으로 ~), 감정반응의 주체이기도 하다(마음이 후련하다). ‘마음’은 ‘땅’에 비유되기도 하고(파헤치다, 심다, 싹트다), 음식물처럼 졸이거나 태우기도 한다. 러시아어 ‘душа’와 달리 한국어의 ‘마음’은 관계적이고 도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마음’은 자석처럼 끌어당기기도 붙기도 하며, 주고받고 나눌 수 있으며, 잡고, 먹고, 쓸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어 ‘마음’에 특히 다양한 관계의 양상을 나타내는 관용적 표현이 많은 것은 ‘정’으로 표상되는 한국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 ‘마음’의 도구적 특성에는 사람의 심리적 태도, 즉 의도, 생각, 감정은 외부사태의 자극이 아니라 주체의 의지에 의해 조절 될 수 있는 것이라는 한국인들의 의식이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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