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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成俔)의 『춘추』 이해와 ‘문명 대 야만’의 구도 : 성현의 「왕자불치이적」 분석을 중심으로 = Seong Hyeon(成俔)’s Understanding of Spring and Autumn(『春秋』) and His View of the Composition of Civilization and Barbarism: Focusing on His “The King Does Not Rule the Barbarians(王者不治夷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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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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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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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50(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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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의 대표적 관료 문인인 성현(成俔, 1439-1504)은, 송대(宋代)의 소식(蘇軾, 1037-1101)이 관직생활 초기 조정에 제출했던 「왕자불치이적론(王者不治夷狄論)」을 모방하여 「왕자불치이적(王者不治夷狄)」을 지었다. 그는 소식의 글의 제목과 소재를 그대로 가져오되 그것과는 구별되는 독자적 관점을 제시했다.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의 은공(隱公) 제2년 기사인 “은공이 잠(潛) 땅에서 융(戎)과 회합했다”에 대해, 동한(東漢)의 하휴(何休, 129-182)는 “왕은 이적을 다스리지 않는다”라고 주석했다. 이 주석이 의미하는 것은, 쇠란의 시대에 노나라 은공이 이적을 다스릴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식은 이에 대해, 이적은 교화가 전혀 불가능한 존재이므로 왕은 이적을 다스리려는 헛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다. 그 대신, 왕은 중원의 문명국[中國]이 이적의 문화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왕은 이런 목적을 위해 때로는 이적과 회합하는 실용적 행위도 할 수 있으며, “은공이 잠 땅에서 융과 회합했다”는 것은 왕의 이런 행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식은 해석했다. 그에게서 이적은 정치적 실체를 지닌 타자로 인식되지 않은 것이다. 성현 역시 이적을 교화 불가능한 존재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소식과 일치한다. 그렇지만 성현은 소식과 달리 이적을 위협적인 정치적 실체로 간주하였으므로 “은공이 잠(潛) 땅에서 융(戎)과 회합했다”는 경문에 대해 소식처럼 해석할 수 없었다. 그에 따르면 은공이 이적과 외교적 회합을 했던 까닭은 이적의 정치적⋅물질적 욕구를 일시적으로 충족시켜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러한 왕의 정치 행위를 “덕치”로 정당화한다. 성현이 이 글을 쓰던 시기에 조선은 강경책과 회유책을 써 가면서 북방의 여진족을 적극 관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성현은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의 은공(隱公) 2년 기사에 대해 소식과 달리 해석했을 것이다.
더보기Seong Hyeon(成俔, 1439-1504), a leading scholar of the early Joseon Dynasty, wrote “The King does not rule the barbarians(王者不治夷狄)”. This article imitated a Su Shih’s thesis submitted to the government at the early days of his official life. Seong brought the title and subject matter of Su Shih’s thesis as it is, but presented his own perspective that is distinct from Su Shih’s. In “the second year of feudal lord Yin s reign” in Gongyangzi’s Commentary on the Chunqiu(『春秋公羊傳』), there is an article stating that “feudal lord Yin met with Rong in the land of Qian.” Regarding this, He Xiu(何休, 129-182) in Han dynasty commented, “The king does not rule barbarians.” What this commentary meant is that in the times of the downturn, there was no time and room for feudal lord Yin to rule the barbarians. However, Su Shih interpreted that, since the barbarians were completely impossible to civilize, the king does not need to make a futile effort to rule them. He saw that the king instead should try to keep China’s civilized counties[國] from being polluted by barbarian culture. According to him, the king can also engage in diplomatic acts of meeting with the barbarians for this purpose, and the phrase “Feudal lord Yin met with Rong in the land of Qian” showed this behavior of the king. Seong Hyeon agreed with Su Shih’s view in that he also regarded the barbarians as a being that cannot be civilized. However, Seong, unlike Su Shih, regarded the barbarian as a threatening political entity. Thus, for the phrase “Feudal lord Yin met with Rong in the land of Qian”, he could not interpret it like Su Shih. According to him, the reason Feudal lord Yin had a diplomatic meeting with the barbarians was to ultimately promote the security of the state by temporarily satisfying their political and material needs. He justified the king’s political actions as “ruling by virtue”[德治]. At the time of this writing, the Joseon Dynasty was actively managing the northern Nüzhen[女眞] tribe while implementing a hard or moderate policies. Due to this international political situation, Seong Hyeon would have interpreted the article in the Gongyangzi’s Commentary on the Chunqiu differently from Su Sh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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