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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문학에서 징용 기억의 재현과 확산 ― 일본과 인니 지역을 중심으로 = Reproduction and Spread of Conscription Memory in Overseas Korean Literature ― Focusing on Conscription Memory in Japan and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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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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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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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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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6(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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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지역 한인 시에 담긴 징용의 기억을 비교 분석하는 일은 디아스포라 연구 분야에서도 가치가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기존 논의의 사각지대를 메움으로써 재외한인 문학의 폭을 확대하는 데 있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 일본지역에 국한돼 논의돼온 징용의 주제를 적도 지역으로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진행한다. A·아스만이 '회상'과 관련하여 주장한 기억 활력론에 입각하여 이 사안을 새로이 읽는다. 연구의 과정에서 아래의 결론이 도출됐다.
첫째, 총련계 재일조선인과 인니 한인 시인은 자신이 발 디딘 상황 속에서선 세대의 징용을 회상하고 활성화하려 했다. 그러나 그 회상의 기반이 서로 달랐다. 회상 내용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총련계 재일조선인에게 기억의 가장 큰 동기는 복수였다. 반면 인니 한인에게는 애도나 추모가 더 먼저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총련계 재일조선인은 기억의 참상을 자주 증언 형식으로 재현했다. 그러나 인니 한인은 신세 한탄이나 연민을 앞세웠다. 둘째, 두 주체에게 징용의 공간은 노예의 공간처럼 기억됐다. 그것은 총련계 재일조선인에게는 ‘갱도’, ‘다코베야’의 공간으로 인니 한인에게는 ‘무덤’ 등의 자리로 나타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인니 한인의 시에는 조선인 군무원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침묵이 감돌고 있다. 그것은 총련계 시와는 다른 내성적 목소리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는 총련계 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살이 찢기고 가정이 파괴되는 징용 사태에 대한 기억 속에서는, 공화국이나 수령에 대해 맹목적으로 추종돼 왔다고 알려진 그들의 문학적 관성은 때때로 유예되기도 했다.
‘일본-남양-인니’ 지역으로 건너간 징용자들의 기억을 읽어낸 이 문학적 고찰은 역사 사료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하나의 목소리를 감지시킬 수도 있다. 그 점에서, 이 연구는 징용 주제에 대한 문화기억학으로 외연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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