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범 『화산도』에 나타난 4·3의 양상과 그 의미 = The Aspects and Meanings of the Jeju April 3rd Uprising that Appear in A Volcano Island by Kim Seok-bum

국문 초록 (Abstract)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는 2015년 10월 국내 완역 출간을 계기로 그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 작품은 여러 부면에서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겠는데, 우선 4·3소설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화산도』는 반제국주의 통일 투쟁으로서의 4·3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본과 미국에 의한 연이은 식민 상황과 한반도 분할 점령에 따른 분단 극복의 염원이 제주도에서 분출된 것이 4·3이라는 인식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계속되는 식민 상황에 대한 제주도 민중과 지식인들의 인식, 점령군을 자처한 미군의 존재, 4·3의 발발과 진압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 미군정 정책에 따른 친일파의 득세등을 문제 삼았다. 이와 함께 연합국에 협력한 조선이 분할되어 피폐해진 데 대한 비판과 더불어 분단 극복을 위한 통일 투쟁으로서의 4·3의 의미도 강조되었다.
또한, 『화산도』에서는 4·3이 끝내 대참사의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데 따른 안타까움이 시종일관 감지된다. 작가의 신념은 작중인물 이방근을 통해 주로 나타나는데, 이방근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절실하다고 여긴다. 그런데 성과를 보였던 4·28평화협상이 경찰에 의해 깨지는 상황이 되고, 이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자, 협상 파괴 공작에 나섰던 정세용을 작품 말미에서 직접 처단한다. 아울러 이방근은 게릴라 지도부의 무책임함에 대해서도 여지없이 비판한다. 대살육의 참화에 빠져드는 후반부에 이르러 이방근은 게릴라들을 일본으로 밀항시키는 데 혼신을 다한다. 그것은 인간을 사랑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고독한 투쟁이었다.
『화산도』의 위상은 바다와 성내(城內)의 의미를 부각시킨 장소성(場所性)에서도 빛난다. 캄파 투쟁을 위해 넘나든 바다, 유달현을 처단한 바다, 밀항선을 띄우는 공간으로서의 바다 등이 밀도 있게 그려졌는데, 이는 4·3소설의 영역을 바다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성내가 주요 공간적 배경이 되었음도 다른 작가의 4·3소설에서 접하지 못했던 중요한 부분이다. 제주도 정치사회적 중심지이면서 지식인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곳, 게릴라의 공격이 거의 미치지 못한 곳, 미군과 군경·서청의 거점인 곳인 성내가 전경화 됨으로써 4·3의 심장부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여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A Volcano Island by Kim Seok-bum, a Korean-Japanese writer, was translated into Korean in October, 2015, opening the door to a new framework of study. This novel can be approached from a variety of aspects. This paper approaches it from the aspect of the Jeju April 3rd Uprising. The points discussed are as follows:
First, A Volcano Island shows the definite meaning of the Jeju April 3rd Uprising: It was triggered by the desire to overcome the dire situations where Korea had been under the control of Japan and the U.S., consecutively, and the Korean Peninsula was separated into the North and the South. Particularly, this work sheds light on the awareness of the grass roots and the elite in Jeju about successive colonial situations, the presence of the U.S. army, the role the U.S. played on the repression of the Jeju uprising, and the prevalence of pro-Japanese collaborators. In addition, it highlights the meaning of the Jeju April 3rd Uprising as a strife for the national unification, criticizing the separation of Joson that collaborated with the United Nations.
Second, A Volcano Island consistently expresses a pity for the tragic massacre the Jeju April 3rd Uprising ended in. The author reveals his belief mainly through a character, Lee Bang-geun. He believes that it is important to solve the situation in a peaceful way. April 28 Peace Negotiation yielding good results is spoiled by police, the situation becoming disastrous. He kills Jeong Se-yong who played a leading role in spoiling the negotiation. He also sharply criticizes irresponsible guerilla leaders. In the latter part where the situation is spiraled into a horrible massacre, he strives to repel guerillas to Japan. It is a lonely strife a man who loves human beings and longs for peace.
Third, A Volcano Island"s setting is also brilliant. It highlights the meaning of the ocean and the city. A variety of oceans are tightly described: the ocean that should be crossed for a political campaign, the ocean that You Dal-hyun is executed, and the ocean where a smuggler is set afloat. This is an outstanding outcome in that it extends the realm of April 3rd literature to the ocean. The important point is that the city is a main spatial setting which we have hardly seen in other works dealing with the April 3rd Uprising. This novel sets the framework to get closer to the very heart of the uprising by adopting the city as a spatial setting which is the political social center of Jeju, the place that guerilla"s attacks hardly reach, and the base of the military, including the U.S. army, and the police and government office buildings.

목차 (Table of Contents)

• 국문초록
• 1. 들머리
• 2. 반제국주의 통일 투쟁
• 3. 인간애와 평화 지향의 정신
• 4. 바다와 성내의 장소성
• 5. 마무리
• 참고문헌
• Abstract

참고문헌 (Reference)

• 1 김석범, "화산도 1～5" 실천문학사 1988
• 2 김석범, "화산도 1∼12" 보고사 2015
• 3 고명철, "해방공간의 혼돈과 섬의 혁명에 대한 문학적 고투: 김석범의 「화산도」 연구(1)"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탐라문화연구원 2016
• 4 유임하, "초대서평-김석범 소설 「화산도」"
• 5 김재용, "제주4‧3연구" 역사비평사 1999
• 6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 2003
• 7 오은영, "재일조선인문학에 있어서 조선적인 것 : 김석범 작품을 중심으로" 선인 2015
• 8 김석범, "왜 계속 써 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 제주대학교출판부 2007
• 9 권성우, "망명, 혹은 밀항(密航)의 상상력"
• 10 김동윤, "까마귀의 죽음" 각 2015
• 11 김환기, "김석범ㆍ[화산도]ㆍ<제주4ㆍ3> - [화산도]의 역사적/문학사적 의미 -" 일본학연구소 41 : 1-18, 2015
• 12 나카무라 후쿠지, "김석범 「화산도 읽기: 제주4‧3항쟁과 재일한국인 문학" 삼인 2001
• 13 金石範, "火山島Ⅰ∼Ⅶ" 文藝春秋 1997
• 14 김학동, "「火山島」 완역의 의미"
• 15 김동윤, "4‧3의 진실과 문학" 각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