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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장기수와 ‘갇힌 몸’의 삶, 그리고 정동 =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the Life of the “Trapped Body,” and Affect
저자
이소영 (한국과학기술원)
발행기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Seoul National University Institute of Humanities)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4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67-104(38쪽)
제공처
소장기관
이 글은 김하기의 소설을 통해 정동(affect)의 관점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의 몸과이데올로기가 맺고 있었던 관계를 살펴본다. 이는 무엇보다도 비전향장기수들의 고통받는 육체에 주목하는 것으로, 타인의 고통을 언어화하는 작업에 내재한 윤리적 긴장까지탐구해 보고자 하는 시도다. 김하기의 텍스트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은 유독 눈물을 많이흘리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정동적 과잉은 감옥 권력이 비전향장기수들의 몸의 능력을 최대한 감쇄시키는 방향으로 통제하고 있었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비전향장기수들은 육체적 고통을 겪을 때마다 시간성의 감각을 상실하며 서사적 잔해의 순간에 내던져진다. 그때마다 그들은 이야기하기를 통해 그들의 중단된 삶의 서사를 복구하고자하였다. 또한 비전향장기수들은 그들의 몸과 이데올로기가 전향 제도로 묶여 있는 터무니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이들이 드러내는 혁명적 낙관주의는 이상하게도 관찰자로 하여금 잔혹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는 그들이 이데올로기에 대해 지니고 있는 애착에 내재한 낙관주의가 그들의 안녕(well-being)을 끊임없이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잔혹함에 대한 인식은 한 번도 ‘갇힌 몸’이 되어 보지 못한 ‘관찰자’의 시각에 근거한 것이다. 전향제도는 1998년 준법서약제로 대체되었다가 2003년 폐지되지만, 여전히 석방된 장기수들의 북한으로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면서그들의 육체를 구속하고 있다. 종교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전향자로 간주되어 북한으로 송환되지 못한 장기수의 사례는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통일에 대한 낙관주의를 잔혹하게 만드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되묻는다. 따라서 비전향장기수들의 ‘갇힌 몸’을 기억하는 것은 최소한의 윤리적 실천일 것이다.
더보기This article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bodies and ideologies of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from the perspective of affect, through the novel of Kim Ha-gi. This focuses on the suffering bodies of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and attempts to explore the ethical tension inherent in the act of articulating others' suffering. In Kim Ha-gi’s texts, the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are particularly described as shedding many tears. This affective plethora is due to the fact that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were controlled in a way that reduced their body's abilities as much as possible. Every time they experienced physical pain, the prisoners lost their sense of time and were thrown into moments of narrative wreckage. Each time, they sought to restore the narrative of their interrupted lives through storytelling. Strangely enough, the revolutionary optimism they show makes the observer feel cruelty. This is because the optimism inherent in their attachment to ideology constantly threatens their well-being. However, this recognition of cruelty is based on the perspective of an “observer” who has never been a “trapped body.” The conversion system was replaced by the law-abiding oath system in 1998 and abolished in 2003, but it still detains the bodies of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while deciding whether to repatriate them to North Korea. The case of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who were not repatriated to North Korea for having embraced religion and thus being considered a convert, questions who is the subject that cruelly shapes their optimism about unification. Therefore, remembering the “trapped bodies” of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s would be the minimum ethical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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