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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성화가의 새로운 길찾기 : 나혜석, 박래현, 천경자의 세계여행과 작품세계 = Travel, Female Artists Discover New Paths : The Global Travels and Art of Na Hye-sok, Park Rae-hyun and Chun Kyung-ja
저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12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650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399-427(29쪽)
제공처
본 논문은 한국에서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1980년대 이전에, 장기간 세계여행을 다녀온 미술가들이 나혜석, 박래현, 천경자 같은 여성미술가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의 세계여행이 각자의 창작활동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였다. 나혜석이 세계여행을 떠난 것은 1920년대였고, 박래현과 천경자가 세계여행을 떠난 것은 1960년대이다. 1920년대는 물론 1960년대에도 한국에서 일반인들이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는데, 이러한 시절에 여성화가들이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게다가 이들은 세계여행을 떠날 때 모두 결혼하여 가정주부 역할을 해야 했지만, 과감하게 세계여행 떠남으로써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기후, 풍광, 전통이 전혀 다른 여행지에서의 경험, 그리고 세계 각지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소장품들은 이들의 창작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 세 여성미술가들이 세계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시대의 남성화가처럼 Paris에 정착해서 그림을 그릴 여건이 안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파리에 정착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파리에서 명성을 얻어 작품이 팔리기 전까지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했으며, 결혼한 여성작가들은 남편을 비롯한 가족으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했다. 나혜석은 세계여행을 갔을 때, 파리에 계속 머물면서 그림을 그리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남편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또한 천경자가 1969년에 세계여행을 떠나면서도 도불전(渡佛展)을 열었던 것은 파리에 정착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가부장적 사회에서 시부모, 남편, 자녀를 둔 여성작가들에게는 파리에 정착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신 그들에게는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다. 이들은 세계여행의 기회를 단순한 호사로 여기지 않고 창작의 새로운 길을 찾는 기회로 삼았다. 세계여행 후에 나혜석은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주관성이 강한 표현적인 화풍을 구사하게 되었고, 박래현은 태피스트리, 판화, 도자기 등 자신의 기질에 적합한 표현 영역을 찾았으며, 천경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채색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This paper notes the fact that Korean artists embarking on long-term global travel before 1980s, when traveling overseas became easier for Koreans, were female figures such as Na Hye-sok, Park Rae-hyun and Chun Kyung-ja, and considers how each artist’s international travel influenced her creative activity. Na Hye-sok embarked on her global journey in the 1920s, while Park Rae-hyun and Chun Kyung-ja set off on theirs in the 1960s. Ordinary people in Korea to travel the world was almost impossible to travel the world before 1980s, but these female artists managed to do so is interesting. All three artists, moreover, were married and expected to play roles as housewives when they set off. By boldly embarking on their global journeys, they escaped their everyday lives and found freedom. Their experiences in places with totally different climates, scenery and traditions, and the artworks they discovered in museums and galleries around the world, fueled their creative activity with new ideas.
It was partly their economic circumstances that permitted these artists to travel the world, but also partly the fact that they were unable, unlike their male contemporary artists, to move to Paris and paint there. Settling and painting in Paris was not easy. Until they built reputations and their works began to sell, artists had to secure the wherewithal to live, while married female artists were obliged to gain permission from their husbands and other family members before going. When Na Hye-sok stayed in Paris, she desperately wanted to settle and paint in Paris, but her husband would not allow her to. The fact, too, that Chun Kyung-ja held a “dobuljeon” even as she left to travel the world, was probably due to her desire to settle in Paris. In a patriarchal society, however, it was almost impossible for female artists with parents-in-law, husbands and children to settle in Paris and paint. Instead, they had the opportunity to travel the world. These artists did not see the opportunity to travel as a mere extravagance, but took it as a chance to find new creative paths. After traveling, Na Hye-sok moved beyond her academic painting style and instead developed one that was strongly subjective and expressive. Park Rae-hyun discovered expressive realms suited to her temperament, such as tapestry, engraving and pottery, while Chun Kyung-ja was able to develop her own unique style of color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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