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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영어(囹圄)의 시간 -1920년대 소설에 나타난 자아와 정치 = March First Movement and time in prison -Relationship between self and politics in 1920s fiction
저자
이행미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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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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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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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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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09(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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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3․1운동이라는 정치적 격변과 1920년대 문학의 핵심 주제의 하나인 자아에 대한 질문이 긴밀한 관련성을 보인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엄혹한 식민지 현실에서 3․1운동을 형상화 한 소설은 운동의 정치적 성격을 전면화하기 힘들었고, 그 역사적 사건의 의미는 대개 개인의 서사를 중심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개인의 서사를 운동의 저항적 성격의 반대 측에 놓여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3․1운동의 현장이 개인에게 남긴 것은 무언인지, 그리고 이 운동의 영향으로 발견하게 된 ‘자아’가 운동의 역사와 어떠한 관련성을 맺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어 생활을 다룬 일련의 소설은 특히 주목을 요한다. 3․1운동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어떤 제재보다 식민 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과 3․1운동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3․1운동은 폭력적인 지배와 탄압에 저항하며 그 반대에 놓인 비폭력과 자유의 가치를 드높인 운동이다. 3․1운동과 관련된 수감 생활을 다룬 소설은 폭력의 최대치인 죽음의 문제를 형상화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시도한다. 죽음 앞에서 자아와 삶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하는 서사, 개별적 삶의 근간을 이루는 자아가 존립하기 어려운 감옥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하는 서사는 일제의 폭력성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성격을 띤다. 한편 1920년대 초 자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문학에 대한 열망과 나란히 놓여 있었다. 자아는 현실을 매개하여 예술을 창조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이자 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같은 자아에 대한 관심을 정치적 현실이나 사회와 분리된 문학의 자율성을 옹호하는 것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다분히 일면적인 해석이다. 이는 3․1운동을 통해 고통과 비애를 느끼게 된 개별적 자아의 이야기를 문학화하는 작가의 진지한 고민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1920년대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탐구, 그리고 그 산물로서의 문학 행위는 3․1운동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개인에게 새겨나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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