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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대(山臺)’와 ‘야마가타(山形)’의 비교연구-오리쿠치 시노부(折口信夫)의 ‘요리시로’論의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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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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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440(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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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산대란, 연희(演戱)를 위한 무대라든가 일종의 배경으로 이해되었다. 이 장치는 분명 무대로 이용하는 경우와 연희의 배경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들은 어쩌면 부차적으로 파생된 용도가 아닐까? 이 글에서는 산대를 일본의 산형(山形)시설과 비교고찰함으로써 이 시설들의 본래 성격이 바로 ‘요리시로’라는 점에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요리시로’란 오리쿠치 시노부(折口信夫)가 일본 민속에서 추출해낸 개념으로, 신(神)과 정령(精靈)이 깃드는 물체를 의미한다.한국의 민속에서 이와 같은 의미의 요리시로를 찾아보면,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마을굿에서 볼 수 있는 서낭대이다. 그 외에, 은산(恩山) 별신제(別神祭) 때에 상당(上堂)굿에서 강신(降神)에 사용되는 농기(農旗)나 각지의 마을굿에서 농악대가 지고 다니는 농기(農旗) 또한 요리시로라고 할 수 있다. 이 농기들 끝에는 꿩의 깃털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은데 농기 전체가 광의의 요리시로라고 한다면 그 끝 부분은 협의의 요리시로이다.역사적으로 조선시대의 ‘산대(山臺)’와 일본의 ‘山形’ 시설 몇 가지를 들어 구체적인 비교해보면, 이들은 요리시로라는 공통의 성격을 지닌 시설이며, 이 요리시로라는 성격을 기초에 두고, 때로는 연희를 위한 무대가 되기도 하고 배경이 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산대에 ‘예산대(山臺)’형과 ‘대산대(大山臺)’형이 있었듯이, 일본의 山形 시설에도 ‘히키야마(き山)’‘니나이야마(い山)’형과 ‘오키야마(置き山)’형이 있다. 이 두 타입의 산형(山形) 시설은 전자는 요리시로의 이동성을, 후자는 그 임시 체류성을 강조한다. 한국의 또 하나의 대표적인 요리시로인 서낭대가 그렇듯이 신의 요리시로는 마을 내부를, 혹은 마을을 나와 다른 지역을 이동하며 한 장소에 일시적으로 체류한다. 그리고 체류했을 때에는 이 요리시로를 지고 함께 이동한 사람들은 연희를 펼친다. ‘대산대’형 ‘오키야마(置き山)’형의 경우에는 이 연희의 규모가 보다 커진다. 그러나 이쪽 타입의 경우도 요리시로와 연희자들의 이동성은 여전히 유지된다. 요리시로와 연희를 통해 만들어지는 세계는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산대를 포함해 여기에 제시한 山形 시설에 공통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인형이다. 山形 시설에 인형을 장치하는 이유는 인형이 가진 신의 대리로서의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가지는 사령(邪靈)을 거기에 붙여서 가지고 떠나는 역할에도 기인한다. 이 兩義的인 역할은 山形 자체에 관해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산대는 기본적으로는 나희와 결부된 것이었다. 나희는 본래 나례에서 나온 것으로, 연희를 통해 사령을 내쫓는 데 그 주된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산대가 왜 나희와 결부된 존재인가 하는 점도 분명해지지 않았나 싶다. 즉, 산대는 사령을 내쫓는 신이 깃든 요리시로이며, 신의 대리로서 연희를 행하는 자가 출현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나희에 의해 추방된 사령을 흡수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고 할 수 있다. 산대와 ‘야마가타(山形)’는 연희의 무대도 될 수 있고 배경도 될 수 있지만, 그 근본적 성격은 타계(他界)의 상징으로서의 요리시로라는 점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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