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단재 신채호의 국권회복을 향한 사상과 행동 = Sin Chae-ho's Thought and Action for the Restoration of National Sovereignty: An Example of Socratic Intellectual Leadership.
저자
발행기관
학술지명
한국동양정치사상사연구(The Review of Korean and Asian Political Thoughts)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2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13-135(23쪽)
제공처
지식인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말과 글, 그리고 담당하는 일에 의해 시작되거나 심화된다. 그런데 지식인이 지적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을 발휘한다는 것은 그(녀)와 그(녀)의 영향을 받은 추종자들이 어떤 문제제기 및 그 해결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토론을 포함 한 각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지적작업을 진행하면서 주변 사람들과는 아무런 의미있는 인간적, 지적 교류가 없이 고립된 천재철학자의 생활을 지속했던 비트겐슈타인과 주변의 소피스트들이나 제자들, 그리고 일반인들과 아테네에서의 이상적인 삶에 대해 줄곧 논쟁하다가 결국은 아테네의 청년들을 ‘잘못 이끈’ 죄;로 독배를 마셨던 소크라테스는 서로 아주 대조적이다. 이 경우 지적리더 십을 발휘했던 사람은 물론 소크라테스다. 실제 삶의 세계속에서 비트겐스타인은 다른 사람들을 이끌었거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이끌림을 당하는 경우가 없었지만, 소크라테스는 계속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 배우며 가르치는 지적 리더십 과정의 한복판에서 살았다.
우리가 “역사민족주의자” 혹은 “근대적 민족사관”의 개창자로 알고 있는 단재 신채호(丹齊 申采浩, 1880-1936)는 바로 소크라테스와 같은 지적리더십을 발휘했던 지식인이었다. 그는 당대의 정치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철저한 도전의식으로 일관하면서 국권상실기 대한제국과 일제강점하의 조선을 구하고 일으켜 세우기 위해 치열한 글쓰기와 말하기,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에 매진했던 지식인이었다. 그는 언제나 주변의 의식있는 지식인들과 교류하면서 민중계몽에 앞장서며 자신의 생각을 펼쳤으며, 존경받는 지식인 혹은 소문이 자자한 애국지사로서 그를 따르는 주변의 인물들 및 대중들과 공통목적의 성취를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하였다. 그는 또 여러 언론사에 초빙되어 수많은 논설을 쓰며 민족독립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폈다. 일제강점기동안 중국으로 망명하여 동지들과 함께 군사적 무장투쟁론을 주창하고 이를 실천하기에 전력으로 매진하였다. 또 그의 글이나 저작들은 당대 주요 신문들에 연재되어 많은 엘리트와 백성들을 고무하고 개명시켰다. 그의 삶과 사상에 대해서는 안재홍, 홍명희, 문일평, 이극로, 이윤재, 심훈, 정인보 등 살아 생전 그와 교분이 있던 많은 지식인들이 평가한 바 있으며, 그가 중국 땅 여순의 감옥에서 옥사하였을 때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조선중앙일보 등 당시의 유수 언론기관들이 적극 나서 장례비를 각출하여 그를 추모하였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와 신채호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각각 처했던 국가적 현실이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과 행동, 즉, 지적 리더십의 성격이 달리 나타났다. 즉, 소크라테스는 조국 아테네의 자부심 넘치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수많은 논쟁과 갈등속에서 거침없이 자유롭게 활동했지만, 신채호에게는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조국이 없었기 때문에, 비밀리에 암약하거나 하시라도 잡혀갈 각오로 글을 써야 했다. 언론인, 역사가로서의 신채호는 언제나 목숨으로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에서 속박과 부자유의 삶을 살았다. 즉, 소크라테스는 조국이 있는 행복한 지식인이었지만, 신채호는 조국이 없는 불행한 지식인이었다. 그래서 양인은 적어도 다음 네 가지 면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첫째, 신채호에 있어서 국권상실과 일제하 식민지의 불행한 현실은 그 자체로서 악(惡)이기 때문에, 그런 현실과 타협이란 있을 수 없었고 폭력을 포함하여 그것에 대항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선(善)으로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현실에서 관찰되는 부조리와 모순을 예리하게 지적하면서도 "악법도 법이다”라며 그 모든 것을 훌륭한 조국에 대한 자긍심으로 관용하고 타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폭력사용과 같은 비합리적인 행태는 언제나 회피와 비판의 대상이었다.
둘째, 신채호는 국권상실과 망국의 좌절이 지속되는 가운 처음에는 문제해결자로서 “영웅”을 기대하기도 하였고 마침내는 무정부주의사상에 경도되어 내외의 무정부주의자들과 연계하여 항일과 독립쟁취의 방도를 구하고자 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소크라테스는 편안하고 여유있는 삶을 즐기는 가운데 보다 이상적인 민족국가형태와 선 혹은 정의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한 “절대정의” (episteme)를 추구하며 진지한 논쟁을 즐기면서 누구든지 개인이 절대화 혹은 영웅시되는 경향을 경계하였다.
셋째, 신채호는, 실제 자신의 삶속에서 공적인 임무수행과 관련한 주요한 결단의 시기마다 부인과 가족이라는 사적 차원의 ’장애물’을, 마치 계백장군이 그랬던 것처럼 포기해버렸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비록 자신의 유명한 악처 크산티페때문에 자신이 존경받는 남편으로서 단란한 가정에서의 행복을 덜 누렸을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선한 아테네 도시국가의 정의와 질서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소임을 다하기 위해 부인과 가정을 의도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았다.
넷째, 소크라테스는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욕망에 가득찬 진리추구자로서 사람들과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 하면서도 결국은 무지의 자각을 강조하며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제시하지 않고 열어놓은 것만으로도 족한 편안한 여유속에서 지냈지만. 신채호는 국권을 상실한 민족의 살길을 찾기위해 분투하는 문제해결자로서 언제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동차원의 처방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것을 소임으로 여겼다. 즉 소크라테스가 지혜와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적 사유의 실천가였다면, 신채호는 현실적 문제해결의 처방책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행동하면서 각자 지적리더십을 발휘하였다.
이상에서 우리는 신채호와 소크라테스는 조국의 없음과 있음에 따라 각각 다른 내용의 지적 리더십을 발휘했음을 확인하였다. 동시에 우리는 정치사회적 문제해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식인들이 추구하는 지식과 행동을 ‘보편적 진리탐구’라는 하나의 시각만으로 평가 할 수는 없음도 알게 되었다. 어느 지식인이 처해있는 정치공동체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그가 스스로 주체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양심의 명령에 따라 그(녀)가 추구하는 지식은 “진리” (theoria)를 최고기준으로 하는 것이 되기도 하고, 또는 “좋은 행동” (praxis)을 최고기준으로 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조국이 없음에서 비롯되는 불행속에서 살았던 신채호의 지적작업과 행동은 조국이 회복된 상태에서 비교적 풍족한 삶을 사는 가운데 있는 ‘보편적 진리탐구’에 경도되어있는 현대의 지식인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평가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여전히 앞뒤가 꽉 막힌 “닫힌 민족주의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는 민족이 처한 불행에 대해 열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개인차원의 고난을 감당하며 그 해결을 추구했던 떳떳한 민족주의 지식인이었다.
분석정보
서지정보 내보내기(Export)
닫기소장기관 정보
닫기권호소장정보
닫기오류접수
닫기오류 접수 확인
닫기음성서비스 신청
닫기음성서비스 신청 확인
닫기이용약관
닫기학술연구정보서비스 이용약관 (2017년 1월 1일 ~ 현재 적용)
학술연구정보서비스(이하 RISS)는 정보주체의 자유와 권리 보호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 및 관계 법령이 정한 바를 준수하여, 적법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개인정보 보호법」 제30조에 따라 정보주체에게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절차 및 기준을 안내하고, 이와 관련한 고충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수립·공개합니다.
주요 개인정보 처리 표시(라벨링)
목 차
3년
또는 회원탈퇴시까지5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3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2년
이상(개인정보보호위원회 :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개인정보파일의 명칭 | 운영근거 / 처리목적 | 개인정보파일에 기록되는 개인정보의 항목 | 보유기간 | |
---|---|---|---|---|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이용자 가입정보 파일 | 한국교육학술정보원법 | 필수 | ID, 비밀번호, 성명, 생년월일, 신분(직업구분), 이메일, 소속분야, 웹진메일 수신동의 여부 | 3년 또는 탈퇴시 |
선택 | 소속기관명, 소속도서관명, 학과/부서명, 학번/직원번호, 휴대전화, 주소 |
구분 | 담당자 | 연락처 |
---|---|---|
KERIS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정보보호본부 김태우 | - 이메일 : lsy@keris.or.kr - 전화번호 : 053-714-0439 - 팩스번호 : 053-714-0195 |
KERIS 개인정보 보호담당자 | 개인정보보호부 이상엽 | |
RISS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대학학술본부 장금연 | - 이메일 : giltizen@keris.or.kr - 전화번호 : 053-714-0149 - 팩스번호 : 053-714-0194 |
RISS 개인정보 보호담당자 | 학술진흥부 길원진 |
자동로그아웃 안내
닫기인증오류 안내
닫기귀하께서는 휴면계정 전환 후 1년동안 회원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재동의를 하지 않으신 관계로 개인정보가 삭제되었습니다.
(참조 : RISS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처리방침)
신규회원으로 가입하여 이용 부탁 드리며, 추가 문의는 고객센터로 연락 바랍니다.
- 기존 아이디 재사용 불가
휴면계정 안내
RISS는 [표준개인정보 보호지침]에 따라 2년을 주기로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하여 (재)동의를 받고 있으며, (재)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휴면계정으로 전환됩니다.
(※ 휴면계정은 원문이용 및 복사/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휴면계정으로 전환된 후 1년간 회원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재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RISS에서 자동탈퇴 및 개인정보가 삭제처리 됩니다.
고객센터 1599-3122
ARS번호+1번(회원가입 및 정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