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해방직후 동아일보 계열의 민족운동과 국가건설노선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연세대학교 대학원, 2010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 사학과 2010. 8
발행연도
2010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The) nationalist movement and the state-building policy lines of the Dong-a daily newspaper group under Japanese colonial rule and after the liberation of Korea
형태사항
vi, 450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김도형
소장기관
본 연구는 민족?자본주의 방향의 근대 개혁의 흐름 중에서 동아일보 계열의 사회개혁과 국가건설노선을 1920년대 초반부터 1945년까지의 정치운동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서구 민주주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습득한 ‘신지식층’ 들이 1920년대 초반 민족운동의 주요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 가운데는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형성된 세력과 이들과 긴밀히 연결된 호남출신 세력이 있었다. 동아일보 계열로 통칭되는 이들 정치세력은 김성수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였지만 이들의 중심인물은 송진우였다. 동아일보 계열은 영국의 신자유주의 이념과 일본의 타이쇼 데모크라시기 민본주의 등 수정 자본주의의 사상과 사회 전망을 일정하게 수용하였다. 그들은 민족운동의 방향모색과 관련하여 지정학적으로 조선과 자주 비교되었던 아일랜드의 민족운동에 대한 검토를 통해 영국에 비타협적이고 전투적 민족주의 정당의 성격을 갖는 신페인당내 온건파의 현실주의 노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1922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와 조선인 본위의 교육과 경제제도 수립을 목표로 제기된 동아일보 계열의 정치운동론은 당면의 민족운동과 문화발전을 주도할 ‘민족적 중심세력’론으로 발전하였고, ‘민족적 중심단체’ 건설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동아일보 계열의 정치론은 합법적 공간에서의 대중정치 운동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이 추진한 1924년 ‘연정회’ 구상과 1925년 조선사정조사연구회 결성, 1926년 ‘연정회’ 재건 시도는 모두 이 같은 합법적 정치운동의 맥락에서 추진된 것이었다. 그들은 식민지 조선정책의 변화와 관련하여 일본 보통선거의 실시와 무산정당의 진출, 중국 국민혁명의 진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그들의 합법적 정치운동론은 비합법운동 영역을 사실상 배제한 채 합법적 영역에서의 대중운동과 정치투쟁에 한정된 것이었고, 또한 언론기관의 한계 내에 머물러 구체적인 운동조직을 결성하지 못한 결정적 한계를 가졌다.
신간회 결성시 동아일보 계열은 송진우의 구속과 민족운동 내부의 경쟁관계 때문에 사실상 참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1927년 중국에서 국공합작이 파탄나고 일본과 국내에서 공산주의세력의 ‘헤게모니 전취’론이 제기되자 민족주의세력 전반에 공산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일어났고, 그런 가운데 1927년말 ‘민족적 총역량 집중’이 주장되면서 수양동우회?서북지방 기독교세력과 함께 신간회에 참여하게 된다. 1928년 발표된 민족주의세력의 신간회운동 방침은 1920년대 초반 이래 동아일보 계열의 합법적 정치운동론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1930년 총독부의 식민지조선 통치정책 개편은 지방제도의 부분적 개선으로 귀결되었고, 중국 국민혁명과 일본 무산정당운동의 분열은 조선 정세의 발전적 변화를 전망할 수 없게 하였다. 세계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공산주의세력은 ‘계급 대 계급’ 전술로 이행하였고 이는 신간회 해소로 이어졌다. 동아일보 계열은 신간회를 민족운동의 정치단체로서 불완전한 것으로 보았지만 그렇다고 공산세력의 신간회 해소에는 반대하였다. 주객관적 정세가 악화되자 그들은 총독부의 지방제도 개편을 맹비판하면서 합법적 정치운동에서 후퇴하였다. 파시즘이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일본의 군국주의화도 진행되자 동아일보는 파시즘에 대한 분석과 비판에 나섰고 정치운동의 준비운동으로서 브나로드운동과 민족주의문화운동을 전개하였다. 1936년 손기정선수 일장기말소사건을 계기로 동아일보는 10개월간의 무기정간에 처해지게 되는데, 1937년 정간해제 직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일제에 굴종하여 식민지배와 대륙침략에 협조하게 된다. 이러한 논조 변화는 이전 행적과 비교해서 극적이었다.
해방후 송진우는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참여를 거부하고 조선공산당의 노동계급 헤게모니하의 민족통일전선론에 맞서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 지지노선을 주장하였다. 이는 당면의 민족혁명 단계에서는 민족주의세력 주도하에 좌우합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산세력 주도의 조선인민공화국 선포는 동아일보 계열의 신국가건설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증폭시켰다. 그들은 공산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남한에 진주한 미국의 힘을 이용하려 했고 미군정을 내용적으로 장악하는 행동을 취하였다. 미군정의 조숙한 반공정책과 정무위원회 계획에는 한민당의 영향이 일정하게 작용하였다. 송진우는 국민대회준비회를 통해 사회주의 정당과 자본주의 정당이 의회제의 틀 내에서 상호 경쟁하는 정치 질서를 준비하려 했다. 그가 주도한 초기 한국민주당은 정치적으로는 대중정치론, 의회 민주주의론, 민주정체론 등을 제기하였으며 사회경제 정책에서는 토지개혁과 주요 산업 국유화 등 진보적 정책들을 제기하였다.
1945년 말 임시정부 세력이 귀국하고 미 국무부의 신탁통치 방침이 가시화되자 그들은 민족문제를 제기하면서 38도선 철폐와 양군 철수, 즉시 독립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는 북한정세의 전개와 관련해서 반소반공 운동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그들은 민족주의세력 주도의 정계개편을 추진하였고 이를 위해 임시정부 세력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국민대회’ 소집을 추진했다. 그렇지만 송진우가 암살되면서 모두가 무산되게 되었다. 이후 한국민주당은 독자적 정치세력으로서 정치적 위상을 정립하는데 실패했고 1946년 하반기 좌우합작을 둘러싸고 당내 진보세력이 대거 이탈함으로써 당의 성격이 변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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