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 연구 = (A) study on Schleiermacher's preaching theology
저자
발행사항
화성 : 협성대학교 신학대학원, 2004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협성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과 예배와설교전공 2005. 2
발행연도
2004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KDC
235.1 판사항(4)
발행국(도시)
경기도
형태사항
ⅳ, 50p. ; 26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p. 47-50
소장기관
지금까지 슐라이어마허가 가지는 종교 즉 하나님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와 설교, 성서와 설교, 교회와 설교, 그리고 설교자와 설교에 대하여 고찰해보았다. 이상으로 살펴본 슐라이어마허의 설교 이해는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설교에 대한 완전한 이해라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여기에서는 전반적으로 슐라이어마허의 방대한 사상 전체를 다루지 않았고, 그가 가진 여러 관점들 중에서 설교와 관련된 일부만 소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소개한 기본적인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적 관점들을 토대로 해서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는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으며 또한 설교가들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슐라이어마허는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말함으로써 기본적으로 인간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신학을 주장하였다. 그의 신학은 바르트와는 다른 입장에서 시작한다. 바르트는 하나님의 계시에 근거하여 하나님에 관한 객관적인 지식체계로서의 신학으로 출발하지만, 그는 종교적 경험 안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바를 개념적인 형태로 표현하였다. 왜냐하면 그는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하나님의 본성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출발하는 신학이다. 그것은 인간이 절대자 하나님을 향하여 열려진 순수한 내면의 체험적 신학이다.
인간 내면에 들어오시는 하나님에 대한 경험을 기술하는 것이 슐라이어마허 설교의 기본 원리이다. 역사적인 예수의 신의식은 모든 설교자의 모델이며 지금도 인간에게 자신의 영향을 발휘하는 예수의 신의식을 전제로 설교자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로써 자신을 드러내시는 우리 내면에서의 하나님의 참여를 자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설교는 역사적 기독교 공동체가 형성한 신학적 개념과 원리들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설교는 이것을 뛰어넘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지는 신적인 능력의 체험을 전하는 일이다. 이렇게 볼 때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은 '현재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설교자가 경험하고 있는 현재적 순간이 중요한 것이다. 현재성을 멀리한 내세만의 강조는 신앙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현재성을 기초로 한 설교자의 설교는 단순히 이상적으로만 그칠 수 있는 설교의 위험성을 경계할 수 있다.
설교자는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완전히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성적인 논리나 규칙으로 설명 가능한 물리적인 영역에서의 해석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이 자신에게 드러내 주시는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설교를 위한 방법으로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반성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슐라이어마허 설교신학의 기본 적인 의미를 고찰해 볼 때 설교자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순수한 수동적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설교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오류 중의 하나가 자신만의 시각에서 해석한 말씀을 기독교의 보편적인 원리라고 내세워 그것이 마치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절대적인 진리의 말씀인 양 다른 사람을 정죄하거나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며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은 절대의존감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신적인 말씀과 계시만을 구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설교자는 다른 것에 관심할 수 없다. 슐라이어마허는 설교자가 진정으로 관심하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양적 성장과 세력 팽창을 목표로 삼아 복음의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교회에 대하여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은 현재의 순간에 순수하게 하나님과의 교제 속으로 들어가도록 원칙을 제공해 준다. 교회가 참으로 관심해야 할 것은 외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인 것이다.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은 또한 관계적이다. 설교자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경험하며, 그것을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나눔으로 교제한다. 설교자는 하나님과 내적인 깊은 교제 가운데 설 때에 회중들과의 바람직한 영적 교제를 나눌 수 있으며 그들을 이끌 수 있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한 설교자의 종교적인 의식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설교자는 진리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며 이를 예언자적인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을 때에 회중들과의 영적인 교제가 가능할 수 있게 된다. 설교자의 이러한 영성은 설교자를 회중들로부터 구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서로간의 경건한 교제를 위한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 간에도 이러한 영적인 나눔이 있을 수 있다. 하나님을 자신의 존재 가운데 깊이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성직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성직자가 평신도에게 주기만 하고 평신도는 그것을 받기만 하는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이며 평등적인 것이다. 이는 설교자가 어떠한 모습으로 회중들을 바라보아야 하고,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그들을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교훈이라고 본다.
이렇게 설교자의 직관과 감정을 통해 신적인 교제를 가능하게 해 주고 구원자 예수의 신의식의 영향력을 지속시켜 주는 것, 또한 성도들 간의 신의식의 공통적인 통일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성령의 활동이다. 설교자는 성령의 활동하심 속에 참여하게 되며, 성령을 통하여 설교가 설교다워질 수 있다. 성령은 하나님과 설교자를, 설교자와 회중을, 회중과 회중을 하나로 됐어주며 활기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슐라이어마허가 말하는 교제는 하나님과 신앙인 사이의, 그리고 신앙인과 신앙인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 주고 있으나, 신의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른바 비 신앙인과의 관계에 대하여서는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형성되어 오면서 교회가 세워진 근본 이유 종 하나가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 대한 명령이지만, 슐라이어마허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내적 교제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이러한 역할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의 원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게 하는 것은 설교자들의 현재적 삶 가운데 신 의식을 기초로 하나님과 그리고 다른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과 살아 있는 관계성 속에 있도록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설교자는 하나님과 그리고 회중들과 올바른 관계성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가 형성된다면, 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현실의 교회의 모습과 관련하여 볼 때 교회가 순수한 신앙을 회복함으로써 그 근본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적인 관점에서는 성서에 대한 권위가 어느 정도 축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서는 완전한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역사 속에서 표현된 신앙 표현의 산물이다. 설교자는 성서보다는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우선하지만, 그 경험은 성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설교는 성서를 바탕으로 하되 그것의 문자적이고 표면적인 의미에 매여서는 안 된다. 성서적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설교자의 현재적 삶의 정황 속에서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행하시는 하나님의 드러내심을 서술해야 할 것이다. 이는 역사적 내용의 단순한 반복이 아닌, 현재적 계시에 대한 통찰력 있는 목소리여야 할 것이다.
설교자는 또한 이러한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언어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종교적 감정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혼자만 고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직관과 감정을 통하여 무한자에 대한 인상을 소유한 사람은 자신의 경건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가능한 한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따라서 설교자는 언어적 능력이 있는 자라야 한다. 이는 단순히 갖가지 언어적 기교와 멋으로 치장한, 단순히 흥미를 유발시키거나 인간적 감성을 자극하는 감각적 설교와는 다르다. 설교자는 회중들의 내면을 일깨울 수 있는 살아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언어적 표현은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이 아니다. 회중들의 자각을 동반하는 힘 있고 설득력 있는 언어이다.
최신한 교수는 슐라이어마허 신학에 대하여 새로움의 의미를 발견하면서 "진정한 모습의 종교가 지향하는 근원은 개별화를 통해 소실되어 버리는 근원이 아니라 개별화의 과정 속에서 늘 새롭게 생기게 하는 근원"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것이 새로운 구성을 전제로 하는, 이성적 중심과 기준을 분화하고 해체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근원적인 사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본다. 설교자가 하나님을 끊임없이 경험하는 것은 새로움을 창출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는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설교자가 아니라 신적인 교제를 통해 삶의 매 순간에 발전을 더해가며 회중들에게 생생하고 새로운 하나님의 경험을 전달하는 일일 것이다.
위에 나오는 모든 요인들을 만족시키려면 설교자는 태만하거나 게으를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내적 경건의 상태를 유지하여야 할 것이며 언어적으로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설교자 자신이 경험하는 하나님을 회중들에게 전달하는 슐라이어마허 설교신학의 기본적 틀을 설교자가 올바로 수행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령을 통한 나눔과 상호 교제가 이루어진다면 참 진리가 선포되어지고, 이 땅에서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할 때 그것의 의미를 바로 전달해 주는 신학이 아닌가 싶다. 이는 하나님에 대한 말씀이 아닌, 하나님을 경험한 말씀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슐라이어마허의 설교신학의 중심을 이주는 원리는 설교자의 현재의 자리에서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성 안에서의 신적 계시의 받아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떠한 면에서 바라보자면,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이상(理想)에 그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 실존적 측면에서 바라본 하나님 체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그의 신학은 설교에 대한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계속해서 구체적인 실천의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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